[달구벌아침] “사람이 공부다”
[달구벌아침] “사람이 공부다”
  • 승인 2023.01.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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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신은주 교사
새로운 경험을 하는 방법에는 독서나 다른 사람과의 만남 등을 통한 간접경험 또는 직접 경험이 있다.

취업시장의 문이 좁아진 요즘, 그래서 일찍부터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나보다 10살 어린 여자분을 만났다. 큰 교회에서 엔지니어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는데, 처음 만난 날 공매로 낙찰받은 차를 타고 왔다.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관심이 많아 이미 에어비앤비도 두 곳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나도 경제 공부에 관심이 많지만, 20대 중반에 공매로 차를 낙찰받고 본업 외에 파이프라인을 이미 확보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한가지 준비물이 있다.

‘Open mind’

오로지 나의 세계관을 잣대로 그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말에는 경계를 잔뜩 품고 상대를 대한다면 그 만남에서는 배울 점이 없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관념이나 소비 등의 행태가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는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나보다 어린 사람한테서 뭘 배우겠어…’와 같은 꼰대스러운 마인드나 ‘나보다 어린 사람한테 뭔가 배운다는 게 부끄러운데?’와 같은 클루지*는 애초에 멀리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경청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그 만남으로부터 이미 배운 것이다.

(클루지* :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으로 컴퓨터처럼 딱딱 떨어지지 않는 인간이 진화론적으로 자연스럽게 찾은 서툰 해결책을 뜻한다. 문제는 과거 생존에 유리한 전략으로 생긴 클루지가 현대인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경쟁심, 질투심 등). 어떤 상황에서 ‘이것은 클루지’라는 것만 잘 알아차려도 인생에서 훨씬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2년동안 온라인으로 자기계발 모임에 참여하다가, 오프라인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직접 독서모임을 모집했다. 보통 회차를 거듭하며 한두명씩 새로운 사람들이 참여한다.

책에서 배우는 내용도 단순히 읽고 아는 데서 그친다면 그건 고인 지식이 된다. 알게 된 바를 적용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수많은 지식 중 하나가 될 뿐이다. 책을 통해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이루는 방법은 읽고, 시도하고, 작게 실패하고, 수정 후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타인지력이 올라가, 그 일에 있어서 자기자신이 어느정도의 수준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일의 시작은 ‘나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어떤 모임에 나가서 내가 작아지는 기분을 느꼈다면? ‘그 모임에서 내가 배울 게 많다’는 뜻이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지인이, “독서모임에 참여할 때마다 자꾸 마음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은 나쁜 것이 아닌데 열정적인 분들을 보면 본인이 마치 잘못 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독서모임을 열기 전엔 스스로에 대해 약간 우쭐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었지만, 독서모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면 매번 겸손해진다. 내가 작아짐을 느끼고 스스로를 낮추게 된다. 책은 스승이고 사람이 공부다. 누구에게든 배운다.

“오늘 만난 사람들로부터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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