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대구 청소년 진로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대구논단] 대구 청소년 진로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 승인 2023.01.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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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진로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고민이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아정체감을 형성해야 하는 청소년 또한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산업구조의 변화는 많은 일자리의 상실을 예고하고 있기에 청소년기의 진로 찾기는 보편적인 화두로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의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팍팍한 삶과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높은 실업난과 고령화로 인해 노인과 청년 계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못하게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은 정부가 관심을 갖는 정책 분야이며 이와 더불어 청소년에게는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에 따라 진학교육에 치중하던 교육계에서도 사회현상을 반영하여 교육과정의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진로교육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지방 도시에서는 여전히 진학 위주의 교육으로 변화가 미비한 실정이다.

우리 지역의 청소년 진로교육 또한 단순 직업정보의 제공이나 적성과 진로를 일대일로 매칭하는 진로 찾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진로를 구성해 나가는 형태가 아닌 단순 직업체험의 단계에 머물러있으며 특강 위주의 형식을 띠고 있다. 또한 진로교육은 주로 학교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진로교육은 안전사고 문제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및 체험활동 시 안전 문제로 인한 진로 교육에 대한 각종 제약은 필연적으로 청소년시설에서 행해지는 진로활동의 위축을 초래했다.

진로는 그동안 청소년활동의 활성화를 모색하던 청소년시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매력적인 영역이다. 또한, 청소년시설의 진로교육이 진로관련 진단과 직업체험 교육일색에서 탈피하여 진로 마인드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대구 또한 청소년진로에 관심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대처하여 선점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시·공간적 측면으로 공공재로서 청소년시설의 역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시설은 공공시설로서 다양한 집단과 다양한 현장의 접점이 필요한 진로영역에서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학생 청소년의 경우 진로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데 접근성이 용이한 청소년 친화적인 청소년시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청소년시설이 진로교육의 중심이 되기 위해 우리의 노력과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진로 바우처와 같은 직접 지원 사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청소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청소년관련 시설의 확충, 우리 지역 특화 사업인 우리마을 교육나눔사업, 안전망과 같은 시스템구축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청소년의 개별적인 진로문제 해결에는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진로관련 정책과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진로 바우처와 같은 형태로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청소년시설의 열악한 재정의 정상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진로교육 프로세스구축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 청소년의 진로교육을 위해선 학교에서 실시 할 수 없는 것들을 지역사회와 협업하여 청소년시설에서 수행 할 때 학교 교육과 청소년활동이 양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우선 기존의 단편적인 진로교육에서 탈피하여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진로교육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 지역적 정서를 반영하여 타 지역과 차별화된 진로교육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진로교육역량을 결집해 청소년 스스로 진로를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진로교육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지도자의 진로지도 역량과 지역사회의 기관, 시설별 역할 분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진로교육 프로세서는 초등학생부터 취·창업이 필요한 대학생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진로단계별 대상에 따라 기관·시설의 역할과 그에 따른 지도자의 역량도 달라져야 한다. 이런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진로교육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지역사회의 각 기관 및 시설에서 역할분담을 하여 유기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우리 지역은 이미 대부분 관련 역량을 갖추고 있어 청소년진로와 관련해서 타 지역과 차별화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청소년에게 진로를 위한 진로 찾기보다는 다양한 활동의 경험 속에서 진로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청소년들이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명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대면활동이 위축된 시점에 역설적으로 청소년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선 대면활동이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가치를 우리는 알게 됐다. 이제는 단순히 대면활동의 제공에서 그칠 게 아니라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구축해 나가도록 안내해주어야 한다. 다시 말해 청소년의 진로를 교육의 대상이나 단순한 직업 매칭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돕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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