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재명 치켜든 방패 내리고, 방탄조끼도 벗어야
[데스크칼럼] 이재명 치켜든 방패 내리고, 방탄조끼도 벗어야
  • 승인 2023.01.1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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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둘러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는 건 처음이다. 수사 결과를 떠나 수치다. 야당은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 새해를 ‘이재명 방탄’으로 시작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선 “유례없는 제1야당 대표 소환은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란 반발이 나왔다.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은 “이 자리, 역사 전진한다는 변곡점 기록되길” “소환 조사는 사법 쿠데타”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당당히 맞설 것”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역사에 기록될 것” 이라했다. 사법절차가 정치갈등을 증폭시킬까 우려되는 발언이다.

그동안 이재명은 검찰소환에 응하지 않고 광장으로 나가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다. 가장 몰상식하고 불공정한 정권이라고 시간을 끌며 맞을 매를 피하려다 여론이 더 나빠졌다. 진작 당당하게 나갔어야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검찰 조사를 받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검찰청 앞에서 발언했다.

지난 문 정권 ‘정치검찰’은 이재명의 온갖 비리를 덮고 수사를 기피했다. 이재명 비리를 수사해 목을 조여오자 검찰이 민주주의 파괴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열을 올렸다. 검찰을 정치로 오염시킨 것은 문재인 정권이다. 다시 민주당 방패를 이용해 검찰의 칼을 부러뜨리려 하면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력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성남FC와 대장동·백현동 비리,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단일 대오를 강조한다. 야당의 대표로서 정치 투쟁하다 벌어진 일이 아니다. 범죄혐의는 모두 그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일 때 순전히 권한을 남용해 벌인 개인 차원의 비리일 뿐이다. 각종 인적·물적 증거들과 정황, 옛 측근의 폭로까지 다 이재명을 가리킨다.

이재명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제3자 뇌물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이 밖에도 경기도 법카 사적 유용만 수천만원. 대장동·백현동 비리, 변호사비 대납 의혹등 금전적 이득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사법처리는 필연의 수순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허위사실공표) 위반 사건으로는 기소됐다.

범죄혐의는 대선후보 경쟁자인 이낙연 측에서 제기한 의혹들이다. 문 정권이 깔아뭉개던 것들이 검경의 수사를 통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법적으로 죽은 이재명은 169석 거야의 힘을 믿고 정치 투쟁으로 되살아나려 한다. 사법처리 직전의 이재명은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고 한다. 툭하면 국민 팔이다. 대선 후보에 이어 거야의 대표를 맡은 거물 정치인이 그때마다 신경전을 펴면 정치 양극화, 팬덤 정치의 마약에 중독돼 얼이 빠져있는 꼴 사나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국회부의장을 맡은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아무리 갑옷을 입고 방탄하더라도 예정된 시한폭탄은 때가 되면 터지게 돼 있다”고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전국 돌며 무죄 주장은 비뚤어진 대표직 수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은 정기국회 교섭단체 연설 때 호언장담을 했다. “시대착오적 불체포 특권을 없애겠다” “면책특권 뒤에 숨는 일이 없게 하겠다”. 만약 불체포 특권 같은 구시대적 특혜 뒤에 숨는다면 국민이 내년 4월 10일 총선에서 호된 심판을 내릴 것이다.

벼랑 끝에서도 간 크게 역공을 펴는게 이재명의 장기다. 검찰 칼끝에서 뛰어올라 공중에 몸을 한 바퀴 이상 돌리고 체공시간을 확보한다면 몇 바퀴 이상 돌 수 있다. 거기까지 일 것이다.

부정부패에 연루돼 수사를 받는 이재명은 정치 투쟁의 환상을 포기하고 법정투쟁의 길로 나가야 한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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