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기상청이 일정 주기로 발표하는 기상정보를 보다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월 중순으로 향해가는 때에 이날 대구경북의 일 최고기온이 20도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12일 대구경북의 낮 최고기온은 경주 19.3도, 영덕 18.2도, 포항 17.6도, 청송군 16.3도, 울진 16.1도, 의성 15.6도, 대구 14.9도 등을 기록했다. 평년(1991∼2020년) 값으로 따지면 3월의 최고기온이 1월 중순에 기록됐다.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려야 할 시기에 ‘초봄’의 따뜻한 날씨가 나타난 것이다.
대구경북의 이달 1∼15일까지 최고기온 평균은 8.3도, 최저기온 평균은 -3.0도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같은 기간 지역의 평년값과 비교해 봤을 때, 최고기온 평균(평년 4.8∼5.0도)과 최저기온 평균(평년 -5.9∼-5.4도) 모두 올 1월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고기온 평균은 3도 이상의 차이가 났다.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도 문제이지만,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럽기 짝이 없다는 것이 더 큰 악재다. 날씨가 갑작스레 바뀌면 사람의 생활과 자연 생태계의 모든 부분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해가 갈수록 이러한 현상이 강해지고 짙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14∼15일) 강원, 충북, 경북 중심으로 눈·비가 내리고 찬 공기 남하로 급격하게 날씨가 추워져 16일 오전부터 다시 겨울 한파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대구경북의 16∼18일 수은주가 아침에는 최저 -13도까지 떨어지고, 낮에는 최고 6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기온의 경우 15일보다 10도 이상 낮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날씨는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변화와 함께 북쪽 저온 기류, 북태평양 고온 기류의 움직임 등 영향을 받아 바뀌는데, 이러한 변화가 점점 불규칙해지면서 예측이 어려운 기후 변화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기후의 위기와 변화는 점점 가시화되고 있고, 또한 빨라지고 있다. 전 분야에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상청은 2023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위험기상에 대한 예측 역량 강화와 국가 기후 위기 극복 및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기상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확대에 집중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측 시스템 강화만으로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 전 세계에서는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지목하고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소 중립’을 나날이 강조하고 있다.
탄소 중립은 당국이 대책을 시행하는 것만으로 원활히 행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 불필요한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야 비로소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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