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MZ세대, 협업과 관계가 핵심이다
[대구논단] MZ세대, 협업과 관계가 핵심이다
  • 승인 2023.0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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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MZ세대는 과거의 X세대, M세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가 되었는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그들은 이전과는 다른 문화, 소비, 일과 삶의 균형 같은 문화적 트렌드를 이끌며 이슈를 만들고 있다. 또한 MZ세대는 기성세대와의 차별성만 갖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성세대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MZ세대의 젊은 신입사원은 그동안 겪어왔던 신입사원들과 조직문화나 업무처리에 있어 꽤 다른 모습을 보여 당혹감을 자아낸다고 한다. 특히 MZ세대들에게 기존의 기업문화에 존재하는 업무시간이나 직급에 대한 예의, 회식문화, 업무처리 절차 등에 대해 지적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그것을 참지 못하거나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점들은 높은 이직률로 이어져 인사담당자들을 곤란에 빠트린다. 이는 갈등에 대한 조절이나 해결의 노력보다는 다른 직장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MZ세대 사고의 반영이자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세대의 특성이기도 하다. 협업과 소통은 관계 맺기의 핵심이며 독자적인 업무보다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은 기업업무에서 이런 특성들은 더 필수적인데, 관계가 힘든 MZ세대에게 협업이 힘든 것은 당연지사다.

MZ세대의 특징인 개인주의는 소통이나 협업을 더 힘들게 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개인주의를 MZ세대만 특징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예전처럼 급격한 고도성장의 시대가 아닌 정체된 사회에서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무한경쟁에 노출되기에 타인의 부정적인 피드백은 무능력의 표상으로 여겨지며,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느끼게 하기에 쓴 소리를 참지 못하며 소통이 더욱 어렵다. 더 나아가 경쟁 환경에서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쏟고 있으니 더 이상 쏟을 에너지 자체가 없는 것이다. 타인과 관계한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 MZ세대들은 연애하는데 쏟는 에너지가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우스갯소리로 인공지능 로봇이 나타나면 로봇과 결혼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핸드폰 속 인터넷 세상과 접속하여 모든 걸 혼자 해도 별로 심심하지 않는 사회환경적인 변화 또한 개인주의를 더욱 가속한다. 그리고 대학에 가도 관계 맺기보다 서로 경쟁적으로 학점을 관리하고 취업이나 진로 준비를 하며 서로 어울리며 협업하는 것들이 비생산적이라고 인식한다. 즉, 관계 맺기보다 오롯이 자신에 집중하며 더 많은 스펙을 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흐름도 개인주의화되어 가고 있지만 우리와는 두드러진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서구사회는 세대 간 갈등이나 팽배한 개인주의를 시민의식 또는 시민정신으로 완화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공동선을 바탕으로 ‘오블리스 오블리주’로 시작해서 ‘톨레랑스’라는 이름으로 타자에 대한 관심 및 관계 맺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관계지향 사회였지만 오히려 모순되게도 관계에 힘든 사회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이런 개인주의를 뒷받침할 만한 개념이 정착되기 힘들 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와 관계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부재하다. 그나마 사회참여나 자원봉사 같은 것들이 여기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MZ세대들은 의외로 참여를 잘한다. 오히려 관계를 못 해서 사회적 연대감이나 소속감을 느끼기를 원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그 어떤 세대보다 더 참여를 잘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누군가에 선동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며,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이런 모습들은 MZ세대의 긍정적인 측면이며 우리는 그들과의 소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하지만 MZ세대를 대하는 일은 불편하다.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선 기존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MZ세대에게 합리적인 의사 표현과 명확한 전달을 해야 하며, 어떤 일을 하는데 왜 하는지 의미가 무엇인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MZ세대의 특징이 소신과 주관이 강하지만 때로는 장점들이 단점이 될 수 있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야 한다. 또한 청소년 시기부터 학업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해 협업과 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성공의 경험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타인이나 또래와의 협업, 관계의 경험이 없이 지나친 경쟁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청소년의 미래는 세대 간 부정적인 대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대구에는 각 구·군마다 수련관과 문화의 집이 있다. 방학을 맞이하여 청소년들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지지해 주는 청소년 지도사가 있는 청소년수련시설에 관심을 두고 참여 프로그램을 찾아 활동하는 것은 청소년과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토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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