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美우크라 지원·북러 무기거래설' 왜 싸잡아 비난했나
북, '美우크라 지원·북러 무기거래설' 왜 싸잡아 비난했나
  • 이창준
  • 승인 2023.01.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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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권정근 연쇄 담화…“美의혹 제기 맞대응·우크라전 심각하게 인식”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면서 북한과 러시아와의 무기거래설을 계속 폭로하는 데 대해 북한의 고위인사들이 연이어 미국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전이 북한의 대외정책을 비롯해 대미·대남정책 등 한반도 정세와 갈수록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다고 판단, 일정한 목소리를 내면서 간접적으로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7일 심야 담화를 통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차지원 계획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러시아를 파멸시키기 위한 대리전쟁을 확대해 패권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흉심에 따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지난달 미국 백악관 발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김 부부장 담화가 나온 지 33시간 만인 29일 오전 9시께 외무성 고위관리가 담화를 또 내놨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은 이번에 또다시 무근거한 ‘조로(북러) 무기거래설’을 꺼내 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저들의 무기 제공을 정당화해보려고 어리석게 시도했다”며 “있지도 않은 일까지 꾸며내여 우리의 영상(이미지)을 폄훼하려드는 것은 (…) 반드시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엄중한 중대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 같은 담화를 두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31대의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맹비난한 것은 일종의 ‘맞대응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양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양상의 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북한의 대외정책, 대미·대남정책 등 한반도 정세와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반도 전쟁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전장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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