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시간 활용
슬기로운 시간 활용
  • 여인호
  • 승인 2023.01.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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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교토삼굴(狡兎三窟) 이란 말이 많이들 회자되어 잘 알려져 있다. 교토삼굴이란 토끼는 위험한 상황에서 숨을 굴을 세 개를 파 놓는다는 뜻으로 위기 상황이 왔을 때 지혜롭게 준비하여 어려운 일을 극복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사자성어이다.

토끼는 동화 속 주인공이나 만화 캐릭터로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동물 인지도와 선호도 조사에서 유아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토끼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우호적인 동물이다. 이렇게 친숙한 토끼지만 토끼에 대한 해석은 설화, 동화, 만화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잘 알고 있다시피 토끼는 다산, 번영, 풍요, 지혜를 상징하지만 그와는 다른 모습으로도 그려졌다.

아동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꾀 많은 토끼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아동에게 발달론적 상황을 제공하여 탈 중심화를 이끄는 문학적·교육적 상징일 것이고 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토끼는 약자이지만, 부당한 상황에서 강자에게 지혜로 대항하여 이길 수 있다는 민중의 소망을 대변하는 인물일 것이다.

예를 들면,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자라에게 속아 용궁에 갔다가 목숨을 앗기고 간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기지(機智)를 발휘해 사지에서 빠져나온다.

<토끼와 호랑이>,에서는 어리석고 욕심 많은 호랑이를 속이는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맛난 찰떡을 구워주겠다고 속여 호랑이 입안 가득 화상을 입게 한 이야기, 입만 벌리고 있으면 참새 몰이 해온 참새구이를 한꺼번에 많이 먹게 해주겠다고 속여 숲에 불을 질러 호랑이를 골탕 먹인 이야기, 추운 겨울 강물에 꼬리를 담그기만 하면 물고기가 잔뜩 잡힐 거라는 이야기로 호랑이 꽁지가 빠졌다나, 얼어 죽었다나, 사람들에게 잡혔다거나 아무튼 무서운 호랑이를 애먹인 이야기는 토끼가 위기를 모면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토끼 이야기의 하이라이트 판, <토끼의 재판>은 등장인물의 역할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내용의 흐름에도 큰 차이는 없다. 소나무, 흙, 소 등으로 바뀌며 등장하지만, 나그네인 인간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는 역할은 같다. 다만 토끼의 등장으로 나그네를 잡아먹을 희망에 부풀어 있던 호랑이의 꿈이 산산조각 나 결국은 인간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는 반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솝 우화의 <토끼와 거북>에서는 지나친 자만심으로 경주 도중에 낮잠을 자다가 거북과의 달리기 경주에서 지고 만다.

겨울방학이 시작된지도 꽤 지났다. 이미 개학한 학교도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시간 활용에 있어서 자녀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남은 방학을 잘 보내야만 3월 새롭게 맞이하는 새 학기도 잘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토끼의 지혜를 따라 해보면 어떻까 싶다.

코로나뿐만 아니라 각 학교마다 긴 방학을 이용해 노후화된 교사(校舍)나 화장실 등의 공사로 인해 더욱 길어진 겨울방학이다. 길어진 겨울방학만큼이나 자녀들이 방학을 어떻게 운용하게 해야 할까 하는 부모님들의 고민도 커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부모님의 고민과 거기에 맞대응 하려는 우리 자녀들과의 밀당도 만만찮을 것이다. 겨울방학 동안을 알차게 보내는 데도 교토삼굴의 지혜가 필요하리라.

먼저 스마트폰, pc 게임 등으로 체력이 떨어져 있는 자녀들의 체력 향상을 위한 규칙적 운동이 우리 자녀들 건강을 챙기기에 가장 좋을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가족과 함께 주변 곳곳에 조성되어 있는 공원이나 집 근처 가까운 산을 등산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둘째, 좋은 책을 골라 소리 내어 읽는 훈련 또한 좋은데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 측두엽 상부의 언어중추를 활성화시켜 뇌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고 듣고 보고 말하기 훈련이 함께 진행되어 정확한 발음을 하여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감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자녀 혼자 하는 것도 보다는 부모님과 형제, 친구가 함께 읽는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게다가 좋은 책 읽기를 위해 ‘우리 동네 도서관 접수’하기 등의 계획을 자녀와 함께 세우고 실천해 본다면 더 알찬 겨울방학이 될 것이다. 셋째, 자녀가 어려워하거나 하기 싫어하는 과목의 복습을 통한 보충은 덧붙여 설명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은 잘 알 것이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새 학기를 맞는 방법은 규칙적 운동, 소리 내어 책 읽기, 부족한 공부의 복습 세 가지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강순화<아동문학가·글로벌교육재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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