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이진법과 행복한 마음 -주역의 음양, 바둑의 흑백과 컴퓨터의 0과 1의 원리
[대구논단] 이진법과 행복한 마음 -주역의 음양, 바둑의 흑백과 컴퓨터의 0과 1의 원리
  • 승인 2023.01.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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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동양고전 주역(周易)의 음양(陰陽)의 이치와 바둑의 흑백(黑白), 컴퓨터의 0과 1은 다 같이 2진법에 근거한 것이다. 주역은 음양학(陰陽學)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음과 양의 대립과 화합을 통해 천지만물(天地萬物)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태극기’(太極旗)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되어 있다.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 정체성을 나타낸다. 특히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陰: 파랑)과 양(陽: 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 때문에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모서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효(爻: 음 --, 양 -)의 조합으로 표현한 것이다. 건괘(乾卦)는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을, 감괘(坎卦)는 물을, 이괘(離卦)는 불을 각각 상징한다. 이들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우주 만물의 상호 작용(相互作用)을 설명하고 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4승 1패로 인공지능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었으며, 그 이후 여러 번을 두었지만 한 번도 인간이 이긴 적이 없으며, 더욱 큰 의미는 새로운 버전은 항상 이전 버전에 전승을 거두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바둑은 흑 돌과 백 돌을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두는 방식으로 음과 양이 서로 얽혀 전개되는 것이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19개의 가로줄과 19개의 세로줄로 구성되어 있으며, 놓을 수 있는 총 경우의 수는 361! (팩토리얼 혹은 계승)이다. 361!=361×360×359×… ×3×2×1=1.4×10^768이 된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원자의 수(10^82)조차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의 수를 갖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는 10의 82승이지만 바둑에서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려 10의 171승이다. 따라서 바둑에서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를 합한 개수를 압도하기에 지금까지 인간이 두었던 바둑의 기보에서 단 하나도 똑같은 기보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현대 문명의 총아인 컴퓨터도 2진법을 사용하는 데 컴퓨터가 10진법 대신에 2진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컴퓨터 내부에는 반도체 소자인 수많은 트랜지스터(transistor)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로 작동하는 스위치이고, 전기 신호가 들어오면 켜지고 들어오지 않으면 꺼진다. 이때 전기 신호가 들어오면 ON 또는 TRUE 상태이고, 컴퓨터는 이것을 1로 인식한다. 반대로 전기 신호가 없으면 OFF 또는 FALSE 상태이고, 컴퓨터는 이것을 0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컴퓨터는 트랜지스터를 통해 전기 신호를 0과 1로 구분하여 처리한다. 컴퓨터가 2진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오류의 최소화와 효율성(비용, 시간) 때문이다.컴퓨터는 전기를 활용하여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ON/OFF 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즉 2진수를 기반으로, 전기적 신호를 0과 1로만 처리한다. 하지만 3 이상의 n 진수를 사용하게 되면, 전기적 신호는 n 가지의 경우로 구분된다. 그렇게 되면, 오류 발생량과 소요 시간 및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연산 속도는 빨라지지만, 전기적 신호를 구분하는 데에는 비효율적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2진수를 기반으로 컴퓨터 시스템이 운영될 때, 오류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정신문명의 총아인 주역과 게임의 으뜸인 바둑, 기술 문명의 종지(宗旨)인 스마트 폰이 모두 2진법의 분별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와 스마트 폰으로 대표되는 기술 문명은 끊임없이 발전하여 시공간의 제약이 극복되는 무애(無碍)의 경지에 도달하였고, 정신문명의 총아인 주역은 2천500여 년에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은 그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더욱 답답한 것은 물질문명에 몰입되어 정신적으로는 제 몸과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물질문명의 발전과 함께 신명 나는 정신문명의 발전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투자를 하여야 한다. 불교의 깨달음(覺)과 기독교의 하느님에게 돌아온다는 귀정(歸正), 유교의 도(道)에 근거하여 모든 것이 마음에 있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만 물질문명에 휘둘리지 않고 행복한 세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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