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살바토레 리이나(Salvatore Riina)와 이재명 대표의 진술
[윤덕우 칼럼] 살바토레 리이나(Salvatore Riina)와 이재명 대표의 진술
  • 승인 2023.02.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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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살바토레 리이나(1930~2017년). 그는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 중에서도 세력이 가장 강한 콜레오네 패밀리의 보스였다. 별명이 ‘야수(Beast)’인 만큼 잔혹함으로 악명이 높았다. 23년간 도주하는 동안은 정부의 마피아 소탕에 저항하며 무수한 폭탄 테러와 암살을 하고 다녔다. 1993년에 체포된 그는 52명의 살해를 배후 조종한 혐의 등으로 26건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에서도 대리인을 내세워 조직에 관여하며 살인이 포함된 각종 범죄의 배후에 있었다. 리이나는 마피아 소탕에 앞장섰던 조반니 팔코네와 파올로 보르셀리노 검사의 자동차 폭발 사망 사건 배후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법정에서 그는 수시로 웃음을 보이며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억울하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당당하게 진술해 판사들도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 판사가 검찰의 기소 내용을 물어보면 “묵비권이 있다” 며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진술거부와 관련, “나의 권리”라며 “나에게 대답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는 유난히 도덕성을 강조했다. 재판정에서 그는 불법행위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당당하게 “도덕성을 가족으로 부터 물려받았다”고도 했다. 1993년 또다른 마피아의 조직원 토마소 부셰타(Tommaso Buscetta)가 법정에 증언자로 출석했다. 하지만 리이나는 “부셰타는 아내를 여러 명 두고 있는 부도덕한 사람이다. 내 할아버지는 40살에 홀아비가 됐으나 아버지를 포함해 다섯 자녀를 키웠다. 하지만 다른 부인을 두지도 않았고 재혼하지도 않았다. 나의 어머니는 36살에 과부가 됐지만 마을에서 우리 가족은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았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그 말을 듣고 격분한 부셰타는 “당신 같은 살인자가 도덕성을 운운하다니, 이제 마피아는 끝났어”라고 격분했다. 부셰타의 증언 도중 쳐다보지도 않던 리이나는 마피아가 끝났다는 말에 냉소를 보냈다. 그는 수 많은 불법 이권에 개입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판사가 “당신 이름으로 된 재산이 있느냐”는 심문에 “나는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가 체포된 이후 1억 2,000만 달러가 넘는 그의 자산과 저택이 압수됐다. 압수된 저택은 경찰서로 개조되어 재개장 됐다. 2017년에 87세로 수형자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배임,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1년 4개월 만이다. 이날 이 대표 측은 33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 전문을 공개하면서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신은 대장동 일당의 비리와 전혀 관련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두 차례 검찰조사 모두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합쳐 이미 세 차례나 진술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서면진술서를 준비해 서문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진술서를 통해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따라서 검찰 질문에 진술서로 답변하는 등 사실상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 대표는 입장 발표 직후 ‘유동규, 남욱이 불리한 진술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중앙지검 청사로 입장했다.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는 6일 “완성도 떨어지는 소설이라 잘 안 팔릴 것이라 했는데 너무 잘 팔리고 있다”며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관련 질문을 쏟아낼 것이 분명해 미리 말씀드린다”며 “검찰의 신작 소설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장동 시리즈물, 성남 FC 시리즈물. 이런 것에서 신작을 내놓았는데 그 이전 시리즈물도 형편없는 완성도를 보였지만 이번엔 최소한 개연성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경기도지사이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 3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또 같은 해 1월 중국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전화를 바꿔줘 이 대표와 통화하며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쌍방울은)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 “ 검찰의 주장은 소설”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자신의 모친상 때 서로 측근을 보내 조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될 무렵 두 사람이 서로 모른다고 한 것과는 배치되는 정황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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