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초고령사회에서 길 찾기
[대구복지논단] 초고령사회에서 길 찾기
  • 승인 2023.02.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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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함께하는마음재단 중구노인복지관장, 시니어스마트협동조합 이사장
놀라웠다. 다음 인용 글은 고령사회와 관련한 세미나나 모임에서 언급하는, 1990년대 말에 발간된‘더불어 만드는 삶과 희망(이가옥·고철기, 나남출판 )’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오늘날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의 연속으로 불황의 늪에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실업,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의 지속, 고령화의 가속화, 양극화의 심화 등의 문제에 직면하여 그 해결책이 시급한 실정이다.....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은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이다.”이 글에서는‘지역공동체 활성화’라는 대안적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고서는 더욱 심화 되어가는 한국의 경제적 어려움과 실업, 기초생활의 불안, 양극화, 계층 간의 갈등, 지역공동체 해체 등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해결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을 접하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사회가 책의 내용처럼 전개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나름 고령사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고 해법을 찾고자 노력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15여 년 먼저 경험하고 있는 일본을 수차례 견학 다니면서 견문을 넓혔고, 고령사회와 노인의 인식변화를 위한 강의도 하고, 지역사회 최초로 커뮤니티비즈니스(CB:Community Business) 안내서인‘지역사회를 비즈니스 하다’ 책도 발간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의 개념은‘지역사회 과제나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고, 그 해결을 위해 비즈니스를 이용해 지역의 삶의 질과 복지향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이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고령사회의 진전, 지자체의 재정 악화, 고용형태의 변화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중반 이후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개념의 정책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 후 사회복지사로서 2000년 초반부터 시니어클럽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노인일자리 창출과 생산적 고령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험과 실천을 도모해 나갔다. 또한 (사)한국시니어클럽협회장, 대구시사회적기업협의회장, 대구시사회적경제민관대표협희체 등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 확산에 일조를 했다. 최근에는 중구노인복지관에서 2개의 협동조합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2019년 12월에 설립한 시니어스마트협동조합은 현재 46명의 조합원이 스마트폰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 달성커뮤니티센터를 위탁받아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2020년 1월에 설립한 태평시니어협동조합은 복지관 내‘태평살롱’과 중구 수제화 골목 입구에 마을기업‘태평살롱 2호점’을 오픈하여, 현재 17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2개의 고령자협동조합은 초고령사회의 길을 찾기 위해서 고령자 당사자들이 자주·자조·자립이라는 취지를 가지고 지역사회의 한 주체로서 사회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행정이나 복지가 지역주민의 자립복지에 마중물의 역할을 해주면, 지역주민이자 서비스 당사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주적으로 자립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초고령사회 대응의 한 해법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주요한 구현수단으로서‘협동조합’이라는 결사체를 추천한다. 협동조합은 초고령사회에 경제위기 시 고용과 소득을 창출하고 소비지출의 부담을 절감하고,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복지향상에 적잖은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은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에 일어나는 지역사회 문제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몫일 수밖에 없다.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지역밀착형 세대가 증가하고 있고, 위험사회의 도래, 1인 가구의 증가, 사회적 연대감 이완으로 지역사회복지 중요성과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되고,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공공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2년 후 2025년이면 한국은 노인 인구 20% 이상의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놀랍게도 일본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그대로 겪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복지는 어떻게 대응해나갈 것인가? 지역주민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상호부양체계 도입 등으로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켜 나갈 때 당면한 지역사회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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