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유아란 (주)안동온사람들 대표, 삶의 질 높이는 복지로 생활인구 유입 노린다
[나는 청년입니다] 유아란 (주)안동온사람들 대표, 삶의 질 높이는 복지로 생활인구 유입 노린다
  • 윤덕우
  • 승인 2023.02.0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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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커뮤니티케어 기반 구축
2026년 통합돌봄 보편화 목표
최소인구 없으면 한계 직면 예상
사회복지 전공 살려 모임 운영
살기좋은 동네 조성 방안 고민
주민 전방위 케어 필요성 느껴
안동 지역민과 교류행사 개최
청년공동체 사업 우수상 수상
올해는 예끼마을서 프로젝트
유아란 대표2
유아란 대표가 안동시 도산면에 위치한 예끼마을 운영위원회 위원들과청년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변수가 아닌 상수

2023년 1월, 지방대학의 위기는 충격과 공포였다. 대학 정시모집에서 14개 대학의 26개 학과에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일찍이 인구통계가 경고했던 사건이었지만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세우지 않은 대가는 엄중했다.

인구감소에 따른 문제 상황은 우리 삶에서도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현행 트렌드를 적기에 읽고, 적극 대처하지 못한다면 위기상황은 위험상황으로까지 치닫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인구감소로 예측되는 지방 도시의 복지사각지대

지방 도시, 특히 농촌지역은 지리적 면적은 넓지만 인구는 적은 특징이 있다. 인구감소가 더 빨라질 경우 지방 도시는 새로운 차원의 복지사각지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인지하고, 고령화 사회에 특화된 정책을 마련하게 되었다.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포용 국가’를 비전으로 2025년까지 커뮤니티케어 제공기반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2018년에 시작된 이 정책은 2025년까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제공 기반 구축 단계를 거쳐 2026년에는 우리나라 전역으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보편화를 추진할 계획까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관련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세부 프로그램까지 면밀하게 설계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트렌드를 적기에 읽고, 적극 대처한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인구’라는 본질 그 자체에 집중하는 별도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취업보다는 창업을 선택한 26세 청년이 있다.

㈜안동온사람들 유아란 대표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국민연금 홍보대사, 기부독려 캠페인(GiveLove)초대 회장, 아름다운 나눔 장터 홍보대사, 서울시사회공헌정보센터 홍보대사 등’의 활동을 이어오던 중 인구감소로 예측되는 지방도시의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지방도시는 물리적으로 인프라 시설을 확충하더라도 분명한 한계는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성을 지향한 연계·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저는 이 마저도 최소한의 인구가 수반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저는 안동지역의 생활인구를 늘려나가 저만의 방식으로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실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뜻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안동으로 내려와 안동온사람들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생활인구: 행정안전부가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명문화한 법정 개념으로, 생활인구는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으로 등록한 사람과 통근, 통학, 관광, 휴양, 업무, 정기적 교류를 목적으로 특정지역을 방문해 체류하는 사람을 포함하는 새로운 인구 개념이다.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 대학 졸업 후에는 관련 분야로 취업하겠다는 생각 외에는 특별한 진로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졸업 준비와 취업 준비에 몰두하던 중, 20살에 떠났던 무전여행에서 찍었던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인천에서부터 서울을 지나 속초를 찍고 동해 바다를 끼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경로로 여행을 했는데, 서울을 지나자마자 펼쳐진 지방 도시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을 회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것이 인구와 사회복지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보겠다는 결심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사회복지가 지향해야 하는 점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는 곳에 따라 복지환경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해도, 인구문제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된 환경이 더 악화되는 건 막아보려는 시도라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후배, 친구들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가 없진 않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모범생의 표본으로 살아왔으며, 멘사(Mensa) 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영특했기에 주변 사람들이 유대표를 바라보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대학에 다닐 때는 학회장으로 선출될 만큼 사회복지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그랬던 그가 평범하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인생은 정답이 없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길로 가봐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젊기도 하고요.”

“사회복지에 대한 실천을 학교에서 배운 대로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저만의 색깔로 실천방법을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하게 됐죠.”

◇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 ‘안동’

경기도 광명시에서 태어난 유대표는 인천에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방 도시와는 인연이 크게 없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폭은 좁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활동이 자신의 이름을 딴 ‘아란제국’이라는 청년모임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모임은 유대표가 주체가 되어 ‘사회복지 관점에서 청년들이 살기 좋은 행복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이다. 실제로 이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여 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결론은 행복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의 경제적인 부분부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부분까지 전방위적인 케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었다. 즉, 삶의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주민을 케어하는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나라를 실제 만들어본다면 어느 곳에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토론을 이어나갔다.

유대표가 안동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재밌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다가 알게 된 안동의 유성호씨와 친구가 되면서, 그의 초대로 ‘아란제국’이 안동지역을 탐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까지만 해도 특별할 것도 계획적인 것도 없었다.

그러나 유대표가 회상하는 안동의 첫 느낌은 강렬하고도 특별했다고 한다. 문화 자체가 특별함을 넘어 hip 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신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역의 청년들은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안동이 가진 매력을 다양한 형태로 알려나간다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지역민들의 복지체계도 새롭게 재편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이었다고 했다.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청년공동체 활동 지원을 통해 청년들의 지역활동 기반 만련 및 지역활성화를 도모하는 정책이다. 2022년에만 전국 140개 팀이 참여할 만큼 인기가 높은 사업이기도 하다. 유대표는 뜻을 함께하는 청년 10명과 함께 「유유자적」이라는 팀을 구성해 안동 하회마을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축제 및 교류행사를 개최하고, 청년들과 지역주민들 간의 소속감 및 유대감을 형성하는 지속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우수상이라는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안동에 온지 2년만에 이뤄낸 첫 번째 발자취였다.

“안동은 제겐 너무나 특별한 도시죠.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의 실천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게 해 주거든요. 청년공동체 활동으로 안동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이 만들어졌고, 저희와 함께 지역살이를 고민해 보려고 하는 청년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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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색깔로 사회복지를 실천하기 위해 창업을 한 유아란 대표.

◇자신만의 실천방법으로 사회복지를 연구하고 실행하는 유아란 대표

2023년을 향해 달려가는 유대표는 안동 도산면에 위치한 ‘예끼마을(예술과 끼가 있는 마을)’에서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예끼마을은 안동시가 2014년부터 지역의 문화자원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조성한 마을로, 골목마다 개성 있는 간판과 조형물, 아기자기한 벽화와 트릭아트가 장식되어 있다. 유대표는 이곳에서 팀원들과 함께 청년의 역할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누가 뭐래도 저만의 실천방법으로 사회복지를 연구하고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사회복지는 결국 사람이 주축이 되어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고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인구 문제라는 본질을 계속 염두해야 실효성 있는 실천방법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예측되는 지역사회 사회복지 체제의 위기상황은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알고 있지만 정답은 모르는 상황이다. 남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색깔로 사회복지 실천방법을 고민하는 유아란 대표의 사례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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