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이미지 변신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논단] 이미지 변신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 승인 2023.02.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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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관계에서 지방자치의 실제적인 범위와 한계를 규정짓기는 쉽지 않다. 완벽한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30년이 가깝지만 여전히 지방분권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체험했다. 정권에서 지방에 큰 관심을 보인 곳은 놀라운 발전을 보였지만 뚜렷한 변화가 없는 곳도 있다. 정권과 지방과의 정치적 역학관계 여하가 그 이유다. 대도시의 시장, 도지사를 지내야 대통령의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행정·정치력 변화를 보면서 더더욱 실감하게 된다. 대구시장이 된 이래로 홍 시장은 아주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돌출발언 같은 것을 다반사로 해 오던 그의 행태에 변화가 오고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소신은 확실하여 대구시민을 비롯한 국민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 여느 단체장과는 달리 정치적 조명을 많이 받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대구의 한 일간지가 행한 여론조사에서 그는 시장수행에 대해 10명 중 6명 이상으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민 63.2%는 홍 시장이 잘한다고 했고 8개 구·군 지역에서도 60% 이상이 같은 응답을 했다. 작년 10월, 주간조선이 실시한 여·야 정치인 10명에 대한 호감도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했다. SNS를 통해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그의 특기인 소신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해온 영향일 것이다. 그는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 추대되었다. 면밀한 계산을 하는 중앙정치권이 그를 영입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홍 시장은 한국 정치에서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확증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부적절한 경우가 일반적인데 잘못된 정치 향방에 조언이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 여정에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잘만하면 그는 안정된 정치 그라운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홍 시장은 미래 예측에 밝은 정치·행정인이다. 그는 70세부터 대구시내 버스 무료 이용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대구 지하철이 많은 적자를 내고 있는데 버스까지 무임승차 하겠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그의 정치적 일면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회사는 시의 재정지원을 상당히 받고 있다. 노선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큰 버스에 승객이 두서너 명 타고 있는 경우를 자주 목도 한다. 나의 추론이다. 70세 이상 노인이 버스를 얼마나 이용할까. 버스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한 노인들은 아예 버스를 타지 않는다. 80세 이상은 말할 것도 없다. 노인들은 안전한 지하철 타기를 선호하고 있으므로 노인 수는 많지만 버스 운영에 더 큰 부담은 되지 않으리라고 자문자답해 본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그는 투철한 행정가요, 정책가다.

버스 무임승차 발표 후 홍 시장은 UN의 발표를 인용하여 청년은 18-65세, 장년은 66-79세, 80세부터 노인으로 불러야 한다면서 대구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했다. 노인 관련 법에서 노인을 65세부터라고 하지 않고 65세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70세를 노인으로 보는 것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때 지공선사라는 말이 유행된 때도 있었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65세 이상 노인을 뜻하는 말이다. 앞으로는 지공선사가 되려면 70세를 넘겨야 하니 노인 당사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서울시는 2022년 서울시 노인 실태조사에서 서울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연령은 평균 72.6세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노인 스스로도 노인 취급 받는 것을 꺼려하는 추세다. 도시철도는 중앙정부가 아닌 대도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어 무임승차가 많으면 지하철 적자 폭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오는 4월에 대중 공공요금 인상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요금을 올려도 운송원가에 못 미친다면서 정부 지원이 있으면 요금 인상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하지만 잘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도시철도 이용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을 검토하는 대구시도 동병상련이다. 정치력 업 중인 홍준표 시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이므로 정치의 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위해 대구의 발전을 위해 높은 식견과 경륜으로 의미 있는 행정·정치를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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