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에게 실망 주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설] 국민에게 실망 주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 승인 2023.02.08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당대표 선거전이 점차 합종연횡과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대표 후보자 모두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출마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뚜렷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윤 대통령 팔이’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간신’이라거나 윤 대통령 탈당, 심지어 분당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힘 대표 선거가 안철수, 김기현 후보의 2강 구도로 판세가 굳어가고 있다. 그런 만큼 두 후보 간의 대결 양상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후보와 만난 나경원 전 의원은 “당이 깨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당 내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화합의 잔치마당이 돼야 할 전당대회가 내분과 분열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평 변호사는 지난 3일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한 뒤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멘토라 불리며 김기현 후보의 후원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김한길 전 대표가 정계 개편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는 말까지 했다. 김기현 후보를 돕기 위한 말로 보이지만 단순히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는 않는다.

안 후보의 정체성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후보는 과거 안 후보가 신영복을 존경하는 지식인이라고 한 말을 소환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대표적인 좌파이며 김일성 주의자인 신영복을 아직도 존경하고 있는가라며 공격했다.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나”, 혹은 “덩사오핑이 롤모델”이라는 안 후보의 과거 발언도 꺼내 들었다. 급기야 안 후보 사퇴설까지 나왔고 안 후보는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봤나”고 반문했다.

시중에는 좌파는 부패로 망하고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라는 전리품을 놓고 이렇게 서로 다투다가는 내선 총선에서 승리하기가 어렵다. 오늘까지 양일간 실시되는 국민의힘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면 당권 경쟁은 더욱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더 이상 국민에게 실망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