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의사가 신이어야만 하는 사회! 그 비극적 결말은?
[의료칼럼] 의사가 신이어야만 하는 사회! 그 비극적 결말은?
  • 승인 2023.02.19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경대연합외과 원장
의사는 인간이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하루하루 자신의 환자를 데려가려는 저승사자와의 전투다. 신의 영역에 가깝다.

그 전투에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고, 때로는 환자의 합병증이라는 부상을 당할 때도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전투에서 지거나 부상당한 의사에게 그 죄 값을 물어 구속하고 감옥에 보낸다면 우리사회는 우리의 삶을 지켜줄 의사를 가질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는 연간 750건 정도의 의료사고로 인한 형사소송이 발생한다. 영국의 경우 연간 1~2건 정도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심한 차이고 다른 어느 나라도 고의로 발생하거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의사를 구속하는 나라는 없다.

의료사고 발생은 그 나라의 의료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가 적으면 적었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도 않다.

의료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것일 수도 있고 예방 가능했지만 실수가 있어 발생할 수도 있다.

사실상 불가항력적인 나쁜 결과에 대해선 경우에 따라 국가가 배상하거나 환자 측이 받아들이는 방법밖에는 없다. 하지만 예방 가능했던 실수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환자나 그 유족에게 배상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배상의 다툼은 의사와 환자 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배상의 문제는 배상공제조합같은 보험회사를 통해 환자 측에 조정 및 배상하도록 하고 이러한 조정에 실패했을 경우 민사소송에 국한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물론 의사의 입장에서도 보험금이 올라갈 것이고 본인에게도 평생 아픈 상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민사소송의 배상금액을 높이기 위해 의사에게 형사소송을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 입장에서 형사소송은 본인의 의사면허와 관계된 사안이라 아주 중요한 문제이고 아무리 사소한 소송일지라도 걱정 안 할 수가 없다.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도 낮은 상황에서 이렇게 법적인 형사책임까지 지게 되니 생명을 다루는 과에 젊은 의사들의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아과, 외과, 내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모두 전공의 지원이 부족하다.

의대정원 확대가 문제가 아니고 젊은 의사들이 힘들지만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과를 전공할 수 있게 우리 사회가 그들의 법적 안전성부터 확보해 주어야 한다. 의사들이 저승사자와 언제든 최선을 다 해 한 판싸움을 할 수 있게 사회가 도와줘야 한다.

우선은 민주당의 입법 테러가 중단되어야 한다. 지난 정권에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수술실 CCTV법 같은 전 세계에 최초로 모든 외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황당무계한 법안을 통과 시켰다. 최근에는 민주당 자신들의 당대표 방탄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간호단독법과 의사면허 박탈법을 국회사상 최초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패싱하고 본회의에 직접 상정하는 기이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혹시나 국회를 통과한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의 침몰을 우리 국민들이 몸으로 체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향후 이런 비극적 결말을 피해 나가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심평원의 삭감, 공단의 규제, 환자 측과의 소송, 의료인에 불합리한 법안 등 이러한 고민이 없이 언제든 최선을 다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뢰가 바탕이 된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의사의 형사적 처벌조항을 면책하는 의료사고 특례법이 제정되어야 하고 자율적 징계가 가능한 의사면허 관리원 같은 조직이 하루 빨리 법제화되어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