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고령화 사회와 대한민국
[수요칼럼] 고령화 사회와 대한민국
  • 승인 2023.02.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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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최근 통계청에서 '국민 삶의 질 2022'보고서를 발간하였다. 해당 보고서는 국민 삶의 질을 11개 영역의 71개 지표 체계로 구성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의 질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본고에서는 몇 가지 주요 보고서 통계를 노인인구를 중심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먼저 대한민국의 독거노인은 2022년 평균 20.8%로 전년보다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독거노인은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혼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독거노인은 경제, 심리적·신체적 건강 등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계층이다. 그리고 독거노인 문제를 단순히 고령화 사회가 만드는 하나의 어두움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매년 독거노인 증가율은 노인인구 증가율을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0년 339만 4천명에서 2022년 901만 8천명으로 2.7배가량 증가한데 비해 독거노인 수는 2000년 54만 3천명에서 2022년 187만 5천명으로 3.5배가량 증가하였다. 더욱이 이러한 증가세는 기대수명이 늘어남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3.6세로 OECD 국가 중 일본(84.7세), 스위스(84.0세) 다음으로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일찍부터 고령화를 경험한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고령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구의 독거노인 비율은 22%로 대한민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도 측면에서도 노인인구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고립도는 신체적, 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하나라도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적 유대와 관계망이 얼마나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2021년 대한민국의 사회적 고립도는 평균 34.1%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2019년 27.7%보다 6.4% 증가한 수치이다. 더욱이 60세 이상에서 사회적 고립도는 41.6%로 전 연령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자살률이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2021년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자살률(10만 명당 25.4명)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해당 수치는 2위인 리투아니아보다 3.2명이 많으며, 2000년보다 10만 명당 8명 정도가 증가한 수치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그리스가 2019년 기준 4.6명인걸 감안하면 한국의 자살률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자살률은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살률도 높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44.8명이던 60대 남자의 자살률은 70대 이상이 되면 79.5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70세 이상 여자의 자살률은 24.6명). 이는 가히 충격적인 수치이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가 노인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또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독 50% 이하에 해당하는 인구 비율을 의미하는데, 대한민국은 2021년 기준 15.1%로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하지만 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 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코스타리카(20.3%)도 66세 이상의 빈곤율이 22.4%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위의 통계들은 대한민국의 노인들 중 상당수가 사회적 고립, 높은 자살률, 상대적 빈곤을 경험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더 나은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삶이 힘든 것은 비단 노인층만은 아닌 듯하다. 대한민국의 국가의 삶의 만족도는 5.9점으로 OECD 국가 중 하위에서 세 번째이다. 우리나라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와 콜롬비아가 유일하다. 그렇기에 노인무임승차와 같은 사안에 대해 세대갈등이 발생하는 건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더욱 답답한 것은 이 모든 걸 해결하고 나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기관의 신뢰도이다. 2021년 주요 기관과 제도에 대해 신뢰하는 인구의 비율인 기관의 신뢰도는 55.4%로 전년 대비 7.1%증가하였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34.4%로 여전히 압도적으로 꼴찌를 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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