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대구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 승인 2023.02.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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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두 나라의 전쟁은 1년이 되었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이 전쟁의 방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우크라이나의 난민은 800만 명이 웃돌고, 전쟁으로 식량과 비료값이 치솟아 전세계에서 최소 3억 5천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먼 유럽 지방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전쟁이 되었다.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였을까?

슬라브족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8세기, 동부 유럽 지역에 ‘키이우 루스’라는 국가로 탄생했다. ‘키이우 루스’에 13세기 중엽 몽골제국이 침략했다. ‘키이우 루스’는 몽골제국의 침략을 물리칠 수 없었다. 비옥한 곡창 지대에 살던 우크라이나는 몽골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되었고, 춥고 척박한 변방 모스크바 지역의 러시아인들은 ‘모스크바 공국’으로 자치권을 부여받아 간접 지배를 받게 되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때부터 한뿌리에서 갈라지게 되었다.

몽골이 물러가고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폴란드 침략에 맞서 남쪽 지역으로 내려가 저항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폴란드에 당할 수 없었다. 형제의 나라 모스크바 공국(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때 맺은 조약이 ‘페레야슬라브 조약’이다. 그 후 러시아는 조약을 어기고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땅을 동서로 나누어 가졌다.

서쪽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던 폴란드가 힘이 약해지자 이 땅은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의 각축장이 되었다. 이후 러시아는 마지막 승자가 되어 우크라이나 전역을 손에 넣고, 200여 년간 지배하였다. 우크라이나는 그렇게 몽골, 폴란드,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 등의 여러 나라들로부터 침략과 수탈을 당하였다. 그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 우크라이나 동서지역은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종교가 다른 별개의 나라처럼 보인다.

1917년 제정 러시아가 사회주의 혁명으로 혼란한 틈을 타 일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역사상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국민공화국’을 수립· 반포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독일의 힘을 빌려 완전한 독립을 얻기 위해 유대인을 학살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믿던 독일이 패배하였다. 이 일로 푸틴은 우크라이나인을 ‘나치즘의 광신자’라는 멍에를 씌우고 있다.

1922년 우크라이나는 ‘소련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회원국(러시아)이 되었다. 소련(러시아)은 우크라이나 흑토 지역에 농업 집단화를 강행하였고, 이때 우크라이나인 300만~800만 명이 굶어 죽었다(홀로 도모로). 이 사건은 지금도 우크라이나인들의 반러시아 감정을 조장하는 이유의 하나가 되고 있다. 한편 소련(러시아)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을 중화학공업으로 집중· 개발하면서, 러시아인들을 대량 유입시켰다. 지금 이 지역에 러시아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반우크라이나 친러시아 국가를 선포하고 있다.

‘소련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러시아)’은 70년간 지속되다가 1992년에 해체되었다. ‘소련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의 해체로 우크라이나는 비로소 완전한 독립국이 되었다. 1240년 몽골에 의해 ‘키이우’가 함락된 지 750년 만이다. 이 기간은 우크라이나에는 비극의 역사였고, 긴 고통의 나날이었으며, 치욕을 안겨준 기간이었다. 이는 국가의 힘이 없으면 국민이 나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이유는 자명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한 뿌리이고 일부였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에는 러시아인이 많이 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즘 국가이다’ 거기에 푸틴의 대러시아 꿈이 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 들은 힘이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침략할 때 주장하는 ‘침략의 변’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에서 독립할 때 1,800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핵 강국이었다. 미국, 영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에 불안을 느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꼬드겨 ‘국경과 독립을 보장’하는 ‘부다페스트 안전 양해 각서’를 쓰게 하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기게 했다. 그러나 이 조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휴지장이 되었다. 이러한 강대국의 행태를 보며, 북한의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들의 핵 보유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그리고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변화무상한 국제 정치의 현실을 보며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정치를 하는 나라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서 정부는 우리 국민의 76% 이상이 우리의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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