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통장(평생)주택과 대한민국 집값 파동 간단한 해법
[대구논단] 통장(평생)주택과 대한민국 집값 파동 간단한 해법
  • 승인 2023.02.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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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정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서울을 포함한 전 국민과 심지어 국제적인 관심사이다. 1년 전에는 부동산 가격폭등으로 전국이 들썩이더니 올해는 또 가격폭락과 신규주택의 미분양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였다고 연일 언론에서 떠들어 대고 있다. 그 많은 경제학자와 정책 및 부동산 전문가는 다 어디로 갔는가?

이제 더는 전통적인 시장 논리로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설명해서는 안 된다. 1년 만에 가격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상황을 어떻게 시장 논리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은 주택 혹은 부동산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무지한 공무원과 일반 경제학자들의 손에 주택정책이 맡겨진 결과이다.

우리나라의 주택 수요는 가격이 올라 돈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도권을 포함한 국내 자본과 심지어 외국자본까지 즉각적으로 투입되어 수요를 촉발하며, 거기에다 각종 언론매체가 합세하여 계속해서 가격상승을 부추긴다. 반면에 주택의 공급은 특성상 아무리 빨라도 택지 확보를 포함하여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게 된다. 더구나 자금은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주택공급은 입지가 고정되어 있다. 따라서 주택시장은 진·출입이 자유로운 일반 경제학의 시장원리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구조적으로 불일치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간에 항상 가난한 사람들은 자금 동원력이 없어서 막차를 탈 수밖에 없고, 가격 파동이 일어날 때마다 가난한 사람의 재산을 털어 부자들의 주머니 속으로 넣어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더욱 문제인 것은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편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주택가격 파동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매우 간단하고 쉬우며 추가적인 예산도 거의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이 해결책은 이미 1997년에 국토계획학회지에 중앙대학교 하성규 명예교수와 함께 쓴 ‘평생 주택’이란 논문에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는 주택을 구매할 때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즉 저당제도(Mortgage System)를 활용한다.

또한, 아직 크게 활성화는 되어있지 않지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2004년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역저당 제도, 이른바 주택연금(Reverse Mortgage System)도 서서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이미 구축된 저당제도와 역저당 제도를 서로 연결하면 평생 주택이 되며, 이를 이른바 ‘통장주택’이라고 규정하고자 한다.

저당제도는 주택을 구매할 때 대출을 받고, 매월 혹은 약정된 방식으로 갚아 나가는 방식이다. 상환하는 금액만큼 내 자산가치가 커지게 되어 완전히 상환이 끝나면 온전히 자기자산이 된다. 역저당 제도는 퇴직 후 55세 이상, 9억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약정된 금액을 매월 혹은 일정액을 생활자금 혹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제도를 서로 연계하고 1가구 1주택에 한하여 정부가 소유권을 보장해 주면 개별 가구는 돈이 있을 경우는 은행에서 대출한 자금을 상환하여 자기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집에 묶여 있는 자산을 유동화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부동산 자산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통장주택은 집을 자산가치보다 사용가치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파동을 잠재우는 데 획기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유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모든 자산을 다 써버리는 이른바 깡통 주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고 정부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에 대비하여 유동화 하한선을 두고, 필요한 경우 보험 상품을 개발하여 개인이 파산할 경우를 대비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주택을 통장처럼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하여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막을 수 있고, 전 국민이 집 걱정 안 하고 안락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며, 그래야만 진정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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