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독학(獨學)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달구벌아침] “독학(獨學)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승인 2023.03.0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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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교사
최근, 경영학 학위나 MBA도 없이 세계 1위 경영·인사 컨설팅 기업의 파트너 자리에 오른 야마구치 슈의 저서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었다.

책을 읽으며 전공인 물리나 중학교 과학 외에는 문외한이던 내가 2년반 동안 자기개발을 위해 해왔던 것들이 ‘독학’이라는 걸 깨달았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독학의 기술은 기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한다. ‘기억된’ 정보는 격변하는 시대에 금방 흐름에 뒤처지는 ‘묵은 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기억하는 대신 ‘뇌를 외부화’ 해야한다고 말한다. 일단 인풋한 정보를 핵심만 추려내 통째로 외부의 디지털 스토리지(저장공간)에 축적하는 것이다.

뇌가 인풋된 정보의 추상화(한 가지 사실로부터 그와 관련된 본질적 메커니즘을 추론해내는 과정) 및 구조화에 초점 맞춤으로써 기억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지적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독학 시스템의 핵심이다.

책, 사람, 경험 등을 통해 인풋한 지식을 소화시키고 나의 언어로 기록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독학인 셈이다.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숨은 법칙을 이야기하는 책 ‘스틱!’에서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일깨우라고 말한다. 호기심은 내가 이미 아는 것과 모르고 있는 특정 사실에 대한 ‘지식의 공백’을 느낄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독학에도 비슷한 면이 존재한다. 저자는 한정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독학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프로듀스 한다는 생각으로 장르를 골라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때 ‘이미 가진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를 선택하여 ‘곱셈(cross)을 만드는 것’이 자기 프로듀스의 포인트가 된다.

“연달아 베스트셀러를 내놓아 기세가 대단했는데 갑자기 아웃풋이 뚝 끊기고 만 저자도 있고, 머릿속이 도대체 어떻게 된 구조인지 궁금할 정도로 끊임없이 계속 책을 내는 저자도 있다. 예를 들어 메이지 대학의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근 10년 사이에 연간 20~30권이라는 놀라운 집필력을 자랑했다. 이처럼 계속 아웃풋을 내놓는 사람을 관찰해보면 인생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인풋을 한 시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대학원 석사 시절부터 박사후과정 시절까지 오로지 계속 인풋만 하던 때가 있었다.” - 본문 내용 중

저자는 장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바로 도움이 되거나 재미있는, 그 순간의 선호를 고려하여 독학하기를 권장한다.

단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또는 목적 없이 한 인풋들이 중요한 순간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일하더라도 내 일을 하면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라고 한다.

독학을 통해 나만의 도구를 모으고 내 일과의 곱셈(cross)을 구상하는 요즘, 내 수업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어떤 전개로 아이들의 흥미를 오랫동안 붙잡아둘지 자꾸 설레는 상상을 하게 된다.

독학을 관통하니 내 일이 ‘끝이 뻔한 닫힌 결말’이 아니라 ‘어떤 길로 통할지 모르는 열린 결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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