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축구협회장 "한·일 아시아 성장…월드컵 패배 우연 아냐"
스페인축구협회장 "한·일 아시아 성장…월드컵 패배 우연 아냐"
  • 승인 2023.03.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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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스페인축구협회-쓰디디팩토리 파트너십 구축·추진 사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축구협회의 루이스 루비알레스(46) 회장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의 일본전 패배를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봤다.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축구가 세계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알리는 사건으로 봐서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일본전 패배를 곱씹으며 아시아 축구의 발전상을 짚었다.

그는 스페인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스포츠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 기업 쓰리디팩토리의 초청을 받고 이번에 처음으로 방한했다.

공식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자와 만난 루비알레스 회장은 “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이기도 하다. 스스로 세계와 아시아 축구 수준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때 스페인이 일본에 진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일본과 한국 모두 대표팀 수준이 높아져 이제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죽음의 조라 불린 E조에 묶여 ‘우승 후보’ 스페인과 일전을 치른 일본은 경기 전 예상과 달리 2-1 역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일본에 졌다고 스페인 축구의 자부심이 떨어졌다고 보지 않는다.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다”며 “그만큼 최근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걸 안다”고 거듭 말했다.

한국 축구의 수준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유럽파 선수들을 연달아 호명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토트넘의 손흥민과 나폴리의 김민재는 이미 내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라며 “잉글랜드에서 뛰는 황희찬도 잘 안다.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대표팀의 다니 올모가 예전에 황희찬과 같은 팀이었다. 그때부터 쭉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미래로 평가받는 미드필더 올모(25)는 2020년부터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다.

황희찬이 라이프치히 소속이던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도르트문트전에서는 황희찬의 패스를 받고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리며 어시스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단연 자신의 ‘후배’ 이강인(마요르카)이었다.

선수 출신인 루비알레스 회장은 1999년 3부리그 소속이었던 마요르카 B팀에 1년간 몸담았다.

그는 “나도 마요르카 소속이었던 시절이 있어 특별히 관심이 간다. 마음이 가는 클럽에 마침 한국인 선수가 특별히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처럼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스페인 팀에 더 많이 진출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루비알레스 회장은 여자 대표팀 선수들도 남자 대표팀처럼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15일 루비알레스 회장은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2027년까지 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주요 대회에 따른 포상금을 남자 선수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지급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2018년 취임 당시 “모두를 위한 협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이 협정을 발표하면서 “여성 스포츠를 장려하면서 남성 스포츠와 간극을 좁히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페인에서는 여자 대표팀이 연령별로 6개가 있다. 그런데 우리도 그간 남자팀에 더 많은 돈을 써서 투자를 해왔다”며 “이런 추세를 바꾸고 싶었다. 여러 조치 덕에 우리 여자팀은 유럽에서는 2∼3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목표는 2026∼2028년에는 여자팀이 세계 최고로 올라서는 것이다. 남자팀과 같은 수준으로 의료진 등 스태프들도 지원하고 있다”며 “남녀 대표팀이 차별이라 느낀 부분 없이 나란히 나아가는 게 스페인 축구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축구 수준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축구도 수준이 높아서 그 자체로 존중하고 싶다”면서도 “한국에서도 시간, 비용을 투자해 스페인 축구를 경험하러 우리나라에 오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엘리트 남자 대표팀’ 외 영역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나라의 축구 수준이 올라오기 위해서는 스태프가 필요하다. 스페인도 막강한 스태프들이 20년간 받쳐주고 있다”며 “우리는 엘리트와 같은 축구의 꼭대기뿐 아니라 기반에 해당하는 영역까지 책임진다. 남자든, 여자든 이런 풀뿌리에서 축구가 시작한다는 개념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쓰리디팩토리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도 축구가 메타버스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봐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쓰리디팩토리는 향후 5년간 스페인축구협회 소속 클럽의 이름을 사용한 메타버스를 독점으로 제작, 운영한다.

수페르코파(슈퍼컵), 코파 델레이(국왕컵)의 메인 스폰서인 쓰리디팩토리의 오병기 대표는 프리메라리가 대표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내한 친선경기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쓰리디팩토리와 함께 메타버스 안에서도 축구 세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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