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불안의 시대,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논단] 불안의 시대,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다
  • 승인 2023.03.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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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최근 우리나라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인구감소라고 한다. 저조한 출산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은 결국 그 사회의 안정성과 신뢰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불안은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됐는데, 우리는 정치, 경제, 관계 등 사회전반에 걸쳐 불안이 보편화된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사회를 ‘위험’과 ‘불안’으로 규정한 벡(Beck)의 말처럼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불안을 해소하기보다는 더욱 가중시키고 있으며, 실제로 불안은 우리삶에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한 상황은 매우 많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은 더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제 일자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고용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현대사회의 급격한 사회적 변화가 가져온 예상하기 힘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사회의전반적인 경제적 불안정함으로 인해 자신이 대학을 졸업한 다음 취직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불안해 할 수도 있다. 취업뿐만 아니라 연애, 결혼, 출산까지 포기했다는 삼포세대란 용어는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런 불안은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며, 이들 또한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경험한다. 청소년 시기는 정체성 획득과 자아계발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발달단계에서 많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유발된다.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불안의 원인은 다양한데 가정 내에서의 불안, 학교에서의 압박, 친구관계에서의 갈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의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청소년의 경제적 불안정도 불안감을 주는 원인이 되는데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경쟁구도의 사회적 현실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청소년들에게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불안은 청소년의 진로나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및 진학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청소년의 불안감이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새삼스럽지 않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 비율이 높은 나라로 꼽히며,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이에 따라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대비 사교육 시장도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학업 성적과 대학진학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게 만들어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시킨다.

진로와 진학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개인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학교 교육과정을 따르면 진학이 실현된다. 이는 진로를 선택하고 그에 맞는 진학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뜻한다. 진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소년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자신이 가진 특성과 흥미를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결정되어지며 그것이 진학으로 이어지고 그동안 계획한 진로 로드맵에 맞춰 대학에 입학해야 한다. 즉, 대학진학이나 취업이 끝이 아닌 것이다. 최근에는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과 좁은 취업문으로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 진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학진학 이외의 진로에 대한 대안교육도 필요한 실정이다.

진로와 진학은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관심사와 능력을 탐색하고, 그에 맞는 진로와 진학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에 따른 청소년들의 미래불안감은 무시되어서는 안 되며 적극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며, 가족, 학교, 친구 등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문적인 심리치료나 상담을 통해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청소년들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청소년의 진로와 진학은 모두 중요한 결정이다. 두 결정 사이에 우선순위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는 모든 청소년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눈앞의 성적이나 진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 전체를 관통하는 긴 호흡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기의 자아정체감 획득과 더불어 진로역량을 함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평생직장도 없지만 평생직업도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진로역량은 평생 동안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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