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수술하고 아파트 분양받던 ‘그때 그시절’
불임 수술하고 아파트 분양받던 ‘그때 그시절’
  • 윤정
  • 승인 2023.03.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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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재테크로 본 현대사’ 6월25일까지
개인·가계 자산 축적 역사 한곳에
저축·부동산 등 자료 230건 전시
부동산 계약 체험 프로그램 눈길
목돈의꿈-재테크로본한국현대사특별전시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인과 가게의 자산 축적 역사를 주제로 한 특별전 ‘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 현대사’ 기자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현대사에서 돈을 모으고 더 많이 불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조명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개인과 가계의 자산 축적 역사를 정리한 특별전 ‘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 현대사’를 지난 3일부터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6월 25일까지 열린다.

복권부터 저축·부동산·주식 등 다양한 재테크 방식을 230건의 자료로 풀어내고 있으며 근대식 금융기관이 도입되기 전에 사람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보여주며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때 쓰인 무게 400㎏의 금고, 한 숟가락씩 쌀을 덜어내 보관하던 절미통, 실탄 박스로 만든 개인 금고 등이 눈길을 끈다.

상부상조의 삶을 보여주는 계의 역사와 이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일확천금의 꿈을 상징하는 복권을 다룬 부분이 흥미롭다. 올림픽 참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복권부터 공공주택 기금을 조달하기 위한 주택복권, 오늘날의 로또 등이 전시되고 있다.

또 광복·전쟁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나라 경제를 뒷받침해 온 역사도 흥미롭다.

1949년 조선식산은행(현재 한국산업은행)에서 복권 형태로 발행한 ‘건국기념예금증서’는 해방 후 부족한 재원을 조달하고 연평균 100%가 넘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내놓은 독특한 상품이다.

1970년대 정부에서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발행한 표어에는 붉은색 글씨로 ‘매미처럼 후회 말고 개미처럼 저축하자’라고 적혀 있어 비장한 느낌을 준다.

‘내 집’ 마련 이야기도 전시의 주요한 부분이다.

전시를 기획한 함영훈 학예연구사는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돈을 불리는 수단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라며 “1970년대 가점 요건 중 하나였던 불임 수술(정관 수술)을 받고 서울 반포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연 등도 인터뷰 영상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3천4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 분양 안내서, 임대차계약서,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료와 함께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주택 제도인 전세 제도도 전시되고 있다.

높은 수익과 위험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주식·채권 이야기도 전시돼 관람객들은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개소 상황부터 1970년대 주식경매 입찰 당시 사용했던 함, 증권 거래소 직원이 사용한 호가표 등을 주식거래 방식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아울러 각종 경조금을 현금 대신 소액 채권으로 내자는 ‘범국민 운동’ 포스터와 관람객이 10억원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고 경제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화가 달라지는 게임, 직접 부동산 계약을 체결해보는 체험 활동 등도 흥미를 끈다.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나라에서 경제적 성과를 이루기까지 국민 개개인과 가정에서 어떻게 노력했는지 역사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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