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인간의 욕심과 고장 난 지구 에어컨
[대구논단] 인간의 욕심과 고장 난 지구 에어컨
  • 승인 2023.03.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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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날씨가 덥거나 추우면 난방을 하거나 에어컨을 틀어서 살기 편하도록 조절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이 욕망의 충족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지구의 에어컨을 고장 냈다.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의 지나친 사용으로 탄소 배출이 증가하여 지구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적도 주변의 뜨거운 공기로 인해 해수면이 더워지는 엘니뇨 현상과 해수면의 온도상승으로 찬 바닷물이 올라와서 저 수온대가 생기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지구촌 어느 곳은 언제나 기후 변화로 인한 대홍수와 불볕더위, 가뭄, 혹한의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미·중국을 덮친 불볕더위와 혹한 등의 기후 변화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종의 삶도 힘들게 한다. 매년 반복되는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 건조한 기후가 원인인 대형 산불 등은 ‘변화’라 보기 어려운 기후 ‘붕괴’에 가깝다.

국제사회는 수십 년 전부터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왔지만,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서 강력한 공동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민국도 다른 나라로부터 세계 4대 기후 악당이라 불리는 오명을 벗고, 탄소 제로 2050을 통하여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ESSD: 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을 추구하면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이 경제발전을 이룩하면서 환경을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왔지만,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지금 전 지구 차원에서 추구하고 있는 발전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결과적으로 지구환경은 점차 악화하고 있고, 이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후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많은 생명체가 멸종하면서 종의 다양성이 점차 사라지고 생태계에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 붕괴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인간의 삶도 크게 위협받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3년 이상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앞으로 어떤 괴질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바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바이러스를 이리저리 옮겨 다녀서 생긴 문제이며, 전 지구로 바이러스가 퍼진 결과이다. 이 모든 문제는 사람들이 자연을 침해하면서 도시로 집중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이다. 더구나 국가 간 극심한 빈부 격차와 회복하기 어려운 환경파괴로 기상이변,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으로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이 살기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와 같은 해악은 모두 인간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제 지구에서 사람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모두 도시에 몰려들지 말고,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신 유목민(new nomad) 시대에 도시화(urbanization)를 넘어 농촌화(ruralization)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사람들이 농촌으로 이주하게 되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저절로 되어 코로나 전파 같은 괴질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으며 이것은 바로 신 유목민 시대의 새로운 삶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 특히, 전 국토의 무선인터넷(WIFI) 시대가 도래하면서 재택근무가 점차 보편화하고, 직업, 교육, 활동 등 사회시스템 전반에 걸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져가고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이 대도시와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현상을 벗어나서 농어촌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더욱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제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계속해서 훼손해 온 서구 문명의 지속 가능한 발전 패러다임, ESSD 대신 지속 가능한 변화(ESSC: 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change)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인 물질혁명을 넘어 제5차 정신혁명으로 무위자연(無爲自然)에 기반을 둔 삶의 철학으로 정신적 무애(無碍)를 함께 추구하여 물질과 정신의 무애세계(無碍世界)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류의 멸망을 넘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이 행복한 지구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때가 되었으며,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여 지구의 에어컨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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