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거짓을 거짓이라고 하면 그게 거짓말이 되는 곳
[데스크칼럼] 거짓을 거짓이라고 하면 그게 거짓말이 되는 곳
  • 승인 2023.03.1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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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청 부국장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면서 계속 믿음을 강화해 나가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수사 결과 까지 나왔는데도 끝까지 나는 그걸 인정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믿음에 따라 사실을 더 조작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대개 음모론에 빠진 사람이 음모론과 관련된 콘텐츠만 찾아보며 더욱 굳건하게 진실로 믿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요즘 우리니라 야당 인사 가운데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는 인사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지 않고 고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보다 더 안타까운 현상도 있다. 야당에 ‘집단 리플리 증후군’의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집단 리플리 증후군 이라는 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확실히 그런 경향을 느낀다. 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을 믿는 정신 상태를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한 조직 안에 여러 명이 비슷한 증상을 겪는 것을 보면 이를 집단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이재명 대표와 관련이 있었던 사람들의 잇단 죽음 앞에 이 대표는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나와 관련 있던 자들이 왜 자꾸 그런 길을 가고야 마는가. 모두 나로부터 비롯된 일이며 내가 너무 모자란 탓’이라거나 ‘이유야 어찌됐든, 나와 연관 있던 사람들이었으니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는 식의 책임 있는 반성이나 사과의 말은 없다. 종내는 검찰 아니면 정부 탓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거짓말로 정치적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자신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거짓말은 유명하다. 이 거짓말은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무죄판결을 주도한 대법관이 퇴임 직후 김만배 회사에 취업했다. 주변 인물인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졌을 당시 그는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거짓말을 해 논란을 키웠다. 호주에 해외 출장을 함께 가서 현지인들에게 일본 사람 흉내까지 내가며 골프를 같이 즐긴 동반자를 몰랐다니, 기가 찰 일이다.

수많은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공판이 진행중인 당 대표의 거짓말은 그를 둘러싼 조직 내부 인사들에게는 거짓말이 아니다. 오히려 거짓말을 거짓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배신자이며, 거짓말을 하는 자가 된다. 나치즘과 공산당의 대중조작 전략에나 있음직한 일들이 현실에서 마구 벌어진다.

공산당의 세 가지 전술전략은 선전, 선동, 조직화라고 할 수 있다. 거짓을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감정에 호소한다. 적을 내세워 맹폭을 가하고 배신자, 매국노 등 속죄양을 설정해 낙인찍기를 일삼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쓰는 왜곡기법과 바람몰이 까지. 딱 요즘 자주 보이는 현실 아닌가.

이러니 국민들은 국회를 이용한 방탄이 성공해도, 결국 ‘자신의 거짓말’이 스스로의 정치적 성공을 가로막을 ‘가장 질긴 방탄막’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렇지 않아도 국론 분열 조장과 방조, 부동산값 폭등, 인사 실패, 검찰 개혁 실패 등 전 정부의 부정적 유산에 고개를 젓는 많은 국민들은 아무런 책임도, 반성도 없이 아직까지 검찰 개혁론을 내세우면서 오로지 강성 지지층만을 앞세워 당을 이끌어가고 있는 야당을 서서히 외면하고 있다. 주류 이외 다른 세력의 존재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고착돼 당권을 장악한 세력과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구성원은 극성 지지층에게 바로 따돌림 당하고 심지어 적폐 세력, 첩자, 수박 등 온갖 모욕적인 비판과 문자 폭탄을 받는 이게, 민주주의가 맞기나 한가.

당원만이 아닌 모든 진보진영 대부분의 지지와 응원, 투쟁력을 바탕으로 발전한 정당이 외부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거짓말에 휘둘리는 현실. 거짓을 거짓이라 외치는 구성원을 오히려 거짓이라고 매도하는 야당의 미래가 어디일까.

방탄에 전념하느라 민생을 돌 볼 틈이 없는, 정쟁 극대화를 통한 물타기를 위해 오로지 ‘특검’만을 주구장창 부르짖는 야당. 진짜 야당은 도데체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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