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네거티브 단상
[대구논단] 네거티브 단상
  • 승인 2023.03.19 22: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영하 변호사
유영하 변호사

지난 3.8. 김기현 후보가 국민의 힘 전당대회에서 내년 총선을 이끌어 갈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결선투표까지 갈 거라는 일부의 예상도 있었지만, 김기현 후보는 1차 투표에서 52.9%의 득표로 당선되었다.

이번 국민의 힘 전당대회는 선거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네거티브공방이 지나쳐 많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네거티브를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각종 선거 캠페인에서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보다는 약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치명적인 의혹을 부풀리는 것’이다. 즉,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자신의 정책과 장점을 설명하는 대신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근거가 빈약한 혹은 사실무근의 내용으로 상대 후보의 약점과 의혹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네거티브하는 쪽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검증’이라고 주장하고, 당하는 쪽에서는 ‘허위사실 유포’나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반발한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는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쟁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거티브공세는 우리나라 선거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선거에서도 등장한다.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향해 건강문제 등 수많은 흑색선전을 쏟아부었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예외 없이 네거티브가 성행했고, 이러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가장 빛을 발했던 것은 지난 2002년 대선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민주당이 제기한 소위 3대 의혹(최규선 20만 달러 수수 의혹, 기양건설 10억 수수설, 김대업이 제기한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으로 말미암아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에게 57여만 표, 2.4포인트로 아깝게 졌다. 하지만, 위 3대 의혹 사건은 선거가 끝난 후 모두 사실무근으로 판명이 되었지만, 이미 선거는 끝난 뒤였다.

물론 네거티브공격으로 항상 공격하는 쪽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진당 후보는 TV토론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내가 출마하는 것은 당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라고 노골적인 네거티브를 했고, 이로 인해 자신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정치권에서 퇴출당하였다.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도 않음에도 정치권이 네거티브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앞서 말한 대로 그것은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던 선거에서는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승리 시장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선거처럼 단 1표만 이겨도 모든 것을 독식하게 되는 선거구조 아래에서 네거티브 유혹을 이겨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네거티브는 당내경선에서라기보다는 주로 본선에서 일어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이번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보여준 네거티브공방은 그 도가 지나쳤다. 가장 심각한 네거티브는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문제에 대한 것이다.

황교안 후보는 지난 2. 13.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지금 울산 역세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도 민주당처럼 된다”라고 포문을 연 후, 2. 15.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 소유의 땅이 지나가도록 KTX 노선이 휘어지도록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 3,800만 원 주고 산 땅이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겼다”라고 재차 부동산투기 의혹을 주장했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2.16.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황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질문에 김기현 후보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후보는 1,800배 시세차익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대장동 비리를 심판할 수 없다. 오히려 공격을 받고 필패를 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김기현 후보의 울산부동산 투기 의혹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부동산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므로, 자신에 대한 이러한 의혹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제 당내경선이 끝났고, 당 대표와 지도부가 선출되었지만,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당내경선에서 제기된 여러 네거티브 의혹은 야당에 좋은 공격 소재를 제공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 여부를 떠나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을 끝없이 정치 쟁점화할 것이고, 이재명 리스크에 대한 물타기를 위해서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경선에서의 네거티브가 소위 ‘친윤’과 ‘비윤’이라는 구도로 진행되어 당내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지난 선거 과정에서 억울함이나 흑색선전에 대한 앙금을 털어내고, 용광로와 같은 마음으로 패자들을 넉넉하게 안아주기 바란다. 그리고 뜻을 이루지 못한 여러 후보도 더는 당내 분열을 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새로 선출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선조이신 서애 류성룡은 “모든 것은 내 탓이고, 적은 내 안에 있다”라고 징비록에서 후손을 경계(警戒)하셨고, 그 가르침은 오늘 내게도 이어지고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등록일 : 2023.03.17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