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in)서울만으로 성공 잣대가 되는 나라는 답 없다
[데스크칼럼] 인(in)서울만으로 성공 잣대가 되는 나라는 답 없다
  • 승인 2023.03.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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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서울을 넘어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블랙홀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서울·수도권 VS 비수도권·지방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장악하고 있는 기성세대는 물론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까지 인서울이 성공의 주요잣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는 수도권 대학 입학여부가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니 향후 국가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역균형발전 같은 거대담론은 차치하고 얼마나 우리사회가 수도권 선호현상이 심하다는 것은 대학입시가 축소판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딸을 대학에 보낸 친구를 만났다. 중상층이상의 생활을 하며 늘 여유가 있었던 이 친구는 올해 딸을 대학에 보낸후 몸무게가 9㎏이나 빠졌다.

딸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기 원했고 내심 친구는 서울의 명문대학외에는 지역 주요대학에 보낼 생각이었다고 한다.

딸은 수능을 나름 잘쳤지만 정시에서 서울 주요 10개 대학에는 지원할 성적이 아니여서 친구는 딸을 지역 주요대학, 주요학과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이때부터 가족간에 전쟁이 시작됐다고 한다. 딸은 서울 주요대학은 아니라도 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했고 친구는 지방대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보름간의 전쟁(?)끝에 친구는 딸이 대학을 다니면서 서울 주요대 편입이나 대학원, 유학 등을 가면 적극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을 한 뒤사태를 일단락 지었다고 한다.

이때 친구가 딸에게서 들은 얘기는 충격이였다고 한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면 지잡대라는 오명을 쓴채 지내야 하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대입 실패자라는 인식이 퍼진다는 것이다.

과거 SKY(서울대 연고대),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이화여대, 중경외시(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외에는 경북대 등 지역 주요대학에 지원했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건동홍숙은 말할 것도 없고 국숭세단, 광명상가는 물론 서울이나 인근 지역에 있는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경북대나 영남대 등 지역 주요대학 주요학과에 입학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세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돈과 사람이 송두리째 빨려 들어가고 있지만 수 십만명의 동문과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지역 주요 대학들이 개교한지 불과 몇 십년도 되지 않고 입결과 취업률도 높지 않지만 단지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너가 되고 지방대 학생들은 패배자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물론 지역에 서울이나 수도권 처럼 대기업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직장이 많지 않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정치권과 지역 행정가, 경제계 인사 등이 제 역할을 못한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이 정도로 평가절하 받을 수준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버블을 만든것도 중앙 언론과 부동산 업자들이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대구·부산같은 대도시를 폄하하고 지방 주요대학을 뭉뜬거려 지잡대 취급하게 만든것도 중앙언론과 입시기관등이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최근 학령인구가 줄면서 지방대학을 두고 ‘벚꽃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1명도 지원하지 않은 학과가 있다’‘추가모집을 해도 대량 미달사태’등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단 기사들이 쏟아졌다. 지방대의 위기는 맞지만 부실대학들의 수치를 포함시켜 우량한 지방대학까지 도매금으로 넘기는 행태는 지방에 사는 지역민, 우량한 지방대를 다니는 학생들 모두에게 자괴감을 심어주는 악영향이 더 많다고 본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고치인 26조원을 기록,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16년간 쓴 예산만 28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인서울을 못하면 실패자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사라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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