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왜 이렇게 아름다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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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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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경 작품1

시골집 수리를 한창 하던 때다. 그날도 마지막 힘까지 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몸이 너무나 지쳐 어서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차를 타고 동네어귀를 천천히 나서는데, “아~니! 앞창 유리로 보이는 하늘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거야~” 차를 세우고 혼자 짜증을 내면서도 내려서, 하늘을 보고는 이내 흡족한 마음으로 다시 갔던 기억이 난다.

2021년 8월초 여름의 절정에 청도로 작업실과 거주지를 옮겼다. 그 첫해의 여름과 가을 겨울은 갑작스레 옮겨진 생활공간을 내 생활에 맞게 고치고 청소하고 또한 그 공간에 적응하면서 넘쳐나는 일로 지친 몸과 그 와중에도 내게 훅 들어오는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과 생경스러움이 넘치는 경험들로 채워졌다.

2008년 6월 현대문인화전으로 대학원을 마쳤다. 그리고 고등학생때부터 시작되었던 서예와 함께했던 시간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는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자 더 어린시절부터 내 마음에 들어있던 그림을…“내가 꽉 잡고 절대 놓고 있지 않는 게 뭘까?” 이번 작업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였다. 한지작업은 2008년 가을부터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의 작업은 생명이 주제이고 선과 시간, 공간 등이 나의 작품의 주요 모티브들이다. 한지를 찢어 붙이는 꼴라쥬 형식으로 일상의 기록을 하였다.

길게 찢어진 한지가 선을 만들고 공간을 만들었다. 날마다의 오늘을 기록하고 축적되어 쌓이고, 축적된 시간과 의도적으로 만든 공간이 드러나고 그것이 나의 작품으로 나의 정체성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작업의 진행 과정이 중요한 모티브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분은 서예의 일필휘지와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도시태생이어서 시골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 작가는 2021년 여름 다시 한 번 작업의 변화를 위해 거주지와 작업실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겼다.

정해경 작가
정해경 작가

※ 정해경 작가는 계명대 미술대학 서예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수성아트피아기획전 ‘가족관계증명’전, 봉산문화회관 ‘열어볼래?’전 등 11회의 개인전과 서구문화회관 ‘들여다 봄’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9 대구예술발전소 9기 레지던시 중기입주작가와 2014 대구미술비평연구회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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