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검수완박 VS 검수원복
[천자만필] 검수완박 VS 검수원복
  • 승인 2023.03.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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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지난 23일 헌법재판소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률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의 (현 무소속 민형배 의원) 꼼수 탈당의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지적했지만 권한쟁의 심판 청구인(유상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모두 본회의에 출석해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한 것을 근거로 권한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은 법률안이 인정받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헌재는 2009년에 있었던 헌재의 미디어법 판결(절차 과정에서 위법성이 인정되지만 법률은 유효하다)의 판례를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권한쟁의 심판 청구인은 민주당이었다. 국민의힘으로선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그리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사 6명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는 헌재에 의해 각하됐다. 검사의 수사권이 과연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은 헌재의 판결이다. 청구인은 헌법 12조 3항(검사의 ‘영장 신청권’ 관련)을 근거로 헌법의 수사권 보장을 주장했지만 헌재는 검사의 영장 신청권이 수사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70년 가까이 검찰이 수사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이를 익숙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1954년 국회에 출석한 한격만 당시 검찰총장은 수사는 경찰에 맡기고 검사는 기소권만 주는 게 법리상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경찰=일본 순사’였던 일제강점기 경험 때문에 당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갖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수사권은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경찰 또는 검찰, 또 다른 기관이 조정해서 가질 수 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모든 헌재의 판결을 종합해 볼 때 꼼수 탈당을 한 민주당도,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한 한동훈 장관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 따라서 국민들 앞에 사과 내지는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분열된 국론을 막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헌재의 판결이 무색해질 정도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회에서 서로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은 마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 같다. 또한 시행령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지키겠다는 한 장관의 입장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도 이 갈등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긴 정쟁이 계속될 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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