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정부패
[데스크칼럼] 부정부패
  • 승인 2023.03.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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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정경부장
선진국의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인 요소의 하나는 부패이다. 국민들 스스로 이나라는 부패하지 않았다고 믿을 정도로 공사조직에 부패가 없어야 나라의 부가 골고루 퍼질 수 있다. 권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부패란 '자신의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통해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부정부패 유형에는 독재형, 족벌형, 엘리트 카르텔형, 시장 로비형이 있다. 독재형 부패와 족벌형 부패는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나타나고 한국은 엘리트 카르텔 부패가 흔하다. 시장 로비형 부패는 미국과 영국처럼 자본주의 역사가 오래된 국가에서 볼 수 있다. 엘리트 카르텔형은 정계, 재계 관료 등 엘리트 집단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저지르는 형태다. 우리가 늘 눈을 찌푸리던 그것이다.

부패에 관해 연구한 미국의 심리학자 켈트너를 궂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다. 켈트너는 "권력을 누리는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식사하고 성관계를 가지거나 도로의 규칙을 위반하거나 거짓말 하거나 무례한 방식으로 소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런데 권력은 아무런 야망이나 욕심이 없는 사람보다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일수록 더 차지하고자 노력하는 것임을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됐다. 권력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더 이기적이고 동정심 없고 힘을 남용하기 쉽도록 변하게 만든다. 그래서 권력을 차지한 사람은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이다.

부정부패는 조직적으로 국가적으로 엄청 피해를 입히고 나라를 망하게 한다. 권익위가 열거한 증거 사례를 보자.

그리스 경제가 망한 이유를 과도한 복지 때문이라고 하지만 진짜 근본적인 이유는 부정부패다. 일광욕과 물에서 노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에게 집에 수영장을 만드는 것은 로망이다. 수영장을 가지고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1년에 500유로, 한화 약 70만 원 정도다. 아테네 북쪽 에칼리에 지역에 수영장을 가지고 있다고 신고한 사람은 324명이었는데 탈세 단속반은 1만 7천 개의 수영장을 발견했다. 부자들이 대놓고 탈세를 하고 있었다. 그리스 총 생산의 8%가량이 탈세로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스가 스웨덴이나 네덜란드처럼 세금을 제대로 거뒀다면 2천년대 그리스 국가 재정은 흑자였을 것이다.

필리핀은 195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4.5%로 아시아 최고였고 1인당 국민소득도 일본에 이어 2위였다. 일부 계층이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게 하는 잘못된 토지개혁과 정치권의 부패로 사회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2017년도 세계경제포럼의 경쟁력 지수 보고서는 멕시코에서 사업을 할 때 가장 문제적인 요인으로 첫째 부패를 꼽고있다. 부패한 사회를 컨트롤할 수 없는 무능하고 타락한 공권력이 문제인 것이다.

이밖에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한때 잘 살았다가 경제가 몰락한 나라들은 말단 관리부터 고위층까지 대부분 부패에 취해 있었다.

부패에는 무능이 무능에는 무책임이 뒤따른다. 필자도 모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자원봉사를 할때 자원봉사자 기간을 1년 연장하는데도 여러명의 관리들에게 뇌물을 줘야했다. 여러 국제기구를 통해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원조 자금과 물자를 줬는데도 여전히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관리들이 모든 분야에서 뇌물을 받아먹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동남아나 남미 국가 국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외신을 통해 접하면 그나라 국민들이 불쌍하면서도 부정부패가 계속되는 한 그나라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생각이 든다.

모 대기자에게 들은 이야기다. 최근 정부 주요 자리에 대한 인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작은 자리에 까지 힘있는 사람의 입김이 없으면 임명되지 않는다고 한다.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면 망한다. 부패는 지배층만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하나로 엮여 돌아간다. 선진국은 무능력한 인사로 어떤 조직이나 국가가 망가지기전에 선거를 통하거나 사법시스템으로 바로잡아 나간다. 후진국은 지배자의 감언이설에 현혹되는 국민이 이에 항거하는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부정부패로 인한 망국은 삽시간이고 이를 일삼은 독재자의 실체를 알고 후회해 봤자 이미 모든 곳간은 텅빈 뒤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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