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존중
생명 존중
  • 여인호
  • 승인 2023.04.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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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소리가 울렸다. 누군가에게 걸려 온 전화다.

“여보세요?”

“선생님 저 00예요. 흑흑흑”

“00아 무슨 일 있니?”

“선생님 저 너무 힘들어요. 돌아가신 할머니도 보고 싶고, 가족들은 저에게 뚱뚱하다고 먹는 것 좀 그만 먹으라고 야단치고 ……”

“그랬구나! 마음이 많이 힘들었겠네!”

“가족은 모두 저를 싫어하고 재미있는 일은 하나도 없고, 우울하기만 하니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저런, 힘이 들어 살고 싶지 않은 거구나,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을까?

“여행 가고 싶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이 있구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거란다. 00아 어디에 가고 싶어?”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가고 싶어요.”

“와! 신나고 재미있겠다. 지금 기분은 좀 어떻니?”

“아까보다는 조금 나아졌어요. 하지만 아직도 우울해요.”

“그래, 조금 나아졌다니 다행이구나. 우울한 마음은 감사한 마음으로 밀어내야 한단다. 매일 매일 감사 일기를 써 보렴.”

한 아이가 죽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며 전화했다. 하지만 죽고 싶은 마음 안에는 살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다. 잘 살고 싶은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죽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호소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준다면 저 깊은 곳 살고자 하는 욕망이 힘을 낼 것이다.

모두의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인간의 마음 중 순간적으로 일어나는극단적 생각은 사람들이 많이 갖는 생각 중 하나다. 빙하의 보이는 일부분과 같은 것이다. 그 수면 아래의 커다란 빙하가 숨겨진 잘 살고자 하는 욕구이다. 조금 더 관심을 표현하고, 소통한다면 순간적인 감정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더 힘들 땐 병원이나 상담원을 연결해주고 지켜줄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죽고 싶다는 것은 더 잘 살고 싶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민선옥 <커넬 글로벌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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