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 '존 윅 4', 총·칼·격투기·카체이싱...‘액션의 끝’ 보여주마
키아누 리브스 '존 윅 4', 총·칼·격투기·카체이싱...‘액션의 끝’ 보여주마
  • 김민주
  • 승인 2023.04.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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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세계 룰 어겼다는 이유로
모든 킬러들의 암살 표적 돼
질서 지키려는 최고 회의와
해방되고 싶은 존 윅의 대결
시작부터 수없이 죽는 사람들
서사 줄이고 액션에 더 공들여
아름답기까지 한 예술의 경지
시리즈 최고 ‘마스터피스’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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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 윅 4’ 스틸컷.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돌아왔다.

킬러의 세계를 은퇴하고 편하게 살려던 한 남자. 아내가 죽고 폐인이 된 그때 강아지 한 마리가 도착한다. 아내를 따라 죽으려던 그는 아내가 남긴 어린 생명을 책임지기로 한다. 하지만 자신의 차를 탐낸 지역 마피아의 아들이 몰래 집에 침입해 강아지를 죽여버린다.

시작은 그저 어린 강아지의 죽음이었다. ‘존 윅’이 처음 대중 앞에 나왔을 때는 아무도 4편까지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1편은 강아지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의 마음을 가진 채 다시 킬러의 세계로 돌아간 존 윅을 그렸다. 이후 시리즈에서는 킬러 존 윅의 악의 세력을 처단하는 논스톱 액션이 액션 영화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액션 영화의 진수로 인정받았다.

‘존 윅 4’에서는 새롭게 최고 회의의 수장이 된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이 막대한 현상금을 걸고 그를 죽이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킬러 ‘존 윅’의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 회의(High Table)다. 그 아래 각 지부(Under Table)가 만들어져 운영이 되는 일명 킬러계의 UN 체제로 중세의 기자단처럼 엄격한 룰로 움직인다.

그 룰을 깬 것이 존 윅이다. 존 윅은 12개 범죄조직 수장이 결성한 지도부 최고 회의 장로와 약속을 깨고 윈스턴(이안 맥셰인)을 살려줬다는 이유로 모든 킬러의 표적이 됐다. 존의 오랜 친구인 맹인 킬러 케인(견자단)은 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라몽 후작의 청탁을 받아 존과 격돌하고, 개와 동행한 현상금 사냥꾼 추적자(샤미어 앤더슨)가 틈틈이 존의 목숨을 노린다.

‘존 윅’ 시리즈 전편을 연출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엉성한 서사로 혹평을 받았던 3편을 의식한 듯 과감히 서사를 줄이고, 액션에 공을 들였다. 여느 액션 영화라면 절정에 배치될 만한 액션극이 초반부터 등장해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상영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의 동공은 점차 커지지만, 액션은 끝나지 않는다.

영화 ‘존 윅 4’ 스틸컷.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존 윅 4’ 스틸컷.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죽일 수 없는 자를 죽이려는 킬러들의 주먹질과 칼질, 총질이 레벨을 달리하는 게임처럼 점차 업그레이드 된다. 볼거리에서 점차 사연으로 진화하는 액션에 관객들은 경탄하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존 윅의 동선에 따라 도착하는 도시별로 액션의 유형을 나눈 것은 각 로케이션의 특성을 더 깊이 파악하고 살려낸다. 오사카에선 쌍절곤을 활용한 근접 액션, 베를린에선 주짓수를 활용한 격투기, 파리에선 총기 액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존 윅에게 편중됐던 액션 장면 역시 오사카 컨티넨탈호텔 점장인 고지(사나다 히로유키)의 활을 이용한 사무라이 액션, 케인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칼을 휘두르는 맹인 액션 등 캐릭터별로 다변화했다.

특히 파리 개선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카체이싱과 접목된 액션은 관객을 도로 한복판에 몰아넣는 짜릿함을 준다. 감독과 제작진은 이 장면을 위해 아이디어가 나오면 스턴트 코디네이터와 액션 코디네이터를 비롯해 모두 모여 회의를 하는 등 9개월간 공을 들였다고 한다.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지만, 폭력성과 잔인함에 있어 그 체감도가 낮은 점이 ‘존 윅’ 시리즈의 특징인데, 이번에도 이런 기조는 그대로 이어진다. 자신을 가로막는 자는 “모조리 죽이면 돼”라고 말하는 존 윅이나 “최대한 많이 죽여주게”라고 응수하는 친구 시마즈 등 같은 피 튀기는 영화에 은근하게 숨통을 마련하는 포인트가 곳곳에 포진해 있어 실소를 자아낸다.

장면마다 액션 장인들이 만들어내는 한땀 한땀의 공이 느껴진다. 견자단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뻔한 동양무술이 가미될 것 같아 우려했지만, 이 또한 키아누 리브스와 대립과 병행을 이어가며 색다른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키아누 리브스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던 영화 시리즈답게 그의 활약이 여전히 도드라진다. 그는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고, 때론 구르며 위에서 떨어지거나 차에 받히면서 액션 연기 대부분을 소화해 낸다. 그에게 59세라는 나이는 그저 생물학적 수식일 뿐이다.

영화 ‘존 윅 4’ 스틸컷.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존 윅 4’ 스틸컷. 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케인 역의 견자단 역시 눈길을 오래 잡는다. 아시아 무협영화의 액션 캐릭터를 응축해놓은 듯한 캐릭터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칼을 휘두르는 건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반복되어 만들어진 눈먼 검객 ‘자토이치’의 할리우드 버전을 보여준다. 또 빠르고 간결하게 타격감을 보여주는 맨손 액션은 이소룡과 이연걸의 홍콩 무술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견자단은 이처럼 다양한 결의 액션을 군더더기 없이 소화하며 말보다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지구상 액션의 끝을 ‘존 윅 4’가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169분이지만 아름답기까지 한 예술적 액션이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든다. 시리즈 최고의 액션 마스터피스라 평가할 만하다. 모든 영상이 올라간 뒤 또 다른 복수극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까지 확인하면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니 절대 놓치지 말자.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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