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창도 방패도 없이 총선 준비하는 국민의힘
[윤덕우 칼럼] 창도 방패도 없이 총선 준비하는 국민의힘
  • 승인 2023.04.17 2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22대 총선이 1년 남았다. 민심은 녹록지않다. 제1야당에서 온갖 악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여당은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된 공격수가 없는 탓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송영길 전 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송 전 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 9명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국회의원 10~20명을 포함한 당내 인사들에게 94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경천동지할 매표사건이 발생했지만 국민의힘에는 야당을 날카롭게 공격할 창도 없고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방패도 없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만약 국민의힘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했다면 운동권 출신의 공격수와 수비수가 즐비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확실한 프레임을 덮어씌워 사생결단하고 일사불란하게 덤볐을 것이다.

따지고보면 잘못된 공천 탓이다. 오래 전 전원책 변호사가 지적했듯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유약한 ‘온실 속 화초’들이다. 야당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다. 사안에 따라서 당 대변인이 입장을 발표하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공격의 칼날이 무디니 여론을 환기시키기엔 역부족이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야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겁이나서 못하는 듯하다. 보수텃밭 TK국회의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소위 ‘개딸들’이 무섭거나 무슨 약점이 많은지, 야당에 찍할까봐 두려운 것인지….

대신에 너도나도 야당을 비판하는 온갖 현수막만 지역구 곳곳에 내걸고 있다. ‘현수막 국회의원’들만 즐비하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에게 생각이 있어도 할말은 하지 못한다. 눈치만 보기 일쑤다. 혹시나 신임을 받지 못할까 두려움이 크다. 개인적 득실을 따져 자기에게 이익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부터 따진다. 악재가 터지면 방어할 생각보다는 도망가기 바쁘다. 각자도생이다. 의리도 없다. 총선을 앞두고 윤심을 들먹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을 믿을 수는 없다. 당내에 조그마한 악재가 발생해도 동료의원을 옹호하기 보다는 내치기 바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을 쳐도 그건 윤 대통령의 문제일 뿐이다. 혹여 또다시 탄핵 문제가 불거지면 지난번처럼 눈치를 보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도 살아남은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지금 그들은 여권의 실세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악재가 터지면 집단방어라도 하지만 국민의힘은 그렇지도 않다. 그나마 윤희숙 같은 전투력 있는 국민의힘 전사들은 모두 퇴출됐다. 전투력이 있는 인물들은 야당의 공격에 퇴출됐거나 당에서 쫓아냈다. 좌파들은 공격력 뛰어난 보수출신 인물들은 ‘극우프레임’을 덮어씌워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겁에 질려 오금을 펴지 못하니 제대로된 공격수와 수비수가 없다.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은 스펙은 좋을 지 모르지만 유약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개월여 만에 다시 27%대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17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지지율)가 2주 연속 하락하며 33.6%까지 떨어졌다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8.8%포인트,국민의힘은 33.9%포인트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당 대표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듯하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보면 참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대통령실을 향해 “여론조사와 싸우지 마라”고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반성을 해야지, 왜 여론조사와 싸우려 하느냐”고 했다.

악재가 난무하는 야당을 향해서도 임팩트있는 공격을 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악재가 계속되는 야당에서 윤석열 정부를 공격해도 제대로 방어할 방패도 없다. 중도표심 운운하며 집권여당의 이미지는 물에 물 탄듯하다. 중도표심 운운하지만 공격과 수비도 안되니 굳이 지지할 이유도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들 뇌리에 남는 게 없고 존재감은 갈수록 흐릿해진다. 내년 총선 과반수 획득은 꿈일지도 모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