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가정의 달과 청소년의 달
[대구논단] 가정의 달과 청소년의 달
  • 승인 2023.04.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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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바야흐로 며칠 뒤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신록의 5월이 다가온다. 5월은 수목들의 푸르름과 더불어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가정의 달은 UN이 정한 ‘세계 가정의 날’인 5월 15일에서 유래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날들이 더해진다. 우선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5월 셋째주 월요일), 부부의 날과 같이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많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개최된다.

우리가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말하는 근거는 건강가정기본법 제 12조에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칭하고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법 제 3조에는 첫째로 ‘가족’은 혼인, 혈연, 입양으로 이루어지며, 둘째 ‘가정’은 생계와 주거를 함께하는 생활공동체로서 부양, 양육, 보호,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생활 단위이고 셋째 ‘건강가정’은 구성원의 욕구가 충족되고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가정을 말한다고 정의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가정의 달인 5월에는 가족과 관계된 더 특별한 날이 있다. 한부모 가족지원법은 5월 10일을 ‘한 부모 가족의 날’로 정하고 있다. 또한 입양특례법은 5월 11일을 건전한 입양문화의 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입양의 날’로 정하고 1주일간 입양주간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5월은 ‘가정의 달’에 방점이 찍혀있지만 실제로는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청소년기본법에서는 매년 5월을 ‘청소년의 달’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5월 넷째 주를 청소년주간으로 정하고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지금은 2011년을 마지막으로 청소년주간이 사라졌지만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는 여전히 5월 넷째 주에 개최가 된다. 그 동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어 아쉬웠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개최된다고 하니 기대가 사뭇 크다.

매년 개최되는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청소년과 관련된 청소년수련시설, 청소년단체, 상담복지센터 등 많은 청소년 관련기관과 함께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과 문화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숨은 재능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하는 청소년 문화와 그에 관련된 정책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국가가 청소년에 쏟는 관심의 수준을 가늠하는 장이기도 하다.

대구에서도 2009년도에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를 개최하였다. 대구에서 개최된 청소년박람회는 그 동안 잘 갖춰진 교육인프라와 더불어 교육에 쏟는 시민의 관심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운영되었다. 무엇보다도 대구시와 청소년사업 현장의 시설, 단체, 지도자의 청소년사업에 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 고무적이었다.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 도시로서는 광주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개최된 제5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대한민국 청소년 세계를 디자인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이렇게 개최된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 이후로 더욱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고조되어 대구의 청소년정책과 사업은 전성기를 이루었다.

내년이면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가 20회를 맞아 성년이 된다. 그 동안 많은 사건과 사례를 통해 이제는 원숙한 청소년 사업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우리사회에서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과 관심은 예전과 별반차이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각종 사회문제에 가려져 청소년정책이나 사업이 소홀히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청소년 시기는 생애 단계별로 발생하는 개인적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청소년기는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로서 부모나 정부의 긍정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이 시기를 놓친다면 더 큰 사회적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고 사회적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가정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청소년은 존재하지만 ‘청소년의 날’은 별도로 정해진 날이 없다. 세계 청소년의 날인 8월 12일을 기념하기는 하지만 청소년의 달에 ‘청소년의 날’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5월이 가정의 달이든 청소년의 달이든 간에 가정이나 사회 어디에도 속하기 애매한 청소년들의 위치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제 지금부터라도 청소년의 성장환경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대구의 교육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성장인프라도 확충되길 바라며 이번 가정의 달이면서 청소년의 달인 5월에는 각 가정마다 청소년을 위한 시간을 배려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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