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배다희 ㈜리플레이스 이사 “지역 스타트업에선 ‘개인 성장·확장’ 경험 가능”
[나는 청년입니다] 배다희 ㈜리플레이스 이사 “지역 스타트업에선 ‘개인 성장·확장’ 경험 가능”
  • 윤덕우
  • 승인 2023.05.0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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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 정체성’ 가치관을 펼치다
적산가옥 탈바꿈·영양 디미방 리브랜딩
문경 숙박시설 ‘화수헌’ 공간·상품 기획
충남 디저트‘오룻’ 브랜딩 단독 진행
“다양한 시도로 작업적 철학 형성 도움”
인재 영입 조건
5년·10년…구체적인 기업 비전 제시
개인 역량 키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다시-배다희 이사2
배다희 리플레이스 이사가 경북 문경 현리마을에 있는 공간스테이 겸 카페인 ‘화수헌’ 마당에 앉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역 스타트업의 인력부족 문제, 답은 있을까?

대기업 등 굵직한 산업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방도시의 경우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관련 정책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다양한 벤처·스타트업의 청년대표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많았다. 필자가 지역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대표들이 겪는 경영 애로사항은 대부분 유사한 맥락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 자체가 부족하다는 문제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람은 고객일 수도 있고, 사업 파트너 일수도 있으며, 동료 또는 직원 일수도 있다. 고객의 부족은 창업단계에서 시장분석을 통해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에 경영 애로사항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들 말한다. 다만 창업 단계와 초기 성장 단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라이프 사이클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때 즈음 겪게 되는 동료 또는 직원의 부족은 예측하지 못한 애로사항이라고 토로한다. 스타트업이 창업 단계 이후 5년 내에 겪게 되는 일명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은 예측하지 못 한 다양한 시나리오로 살아남지 못하고 성장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지역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 단계에서 동료 또는 직원의 소중함을 크게 경험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각 지방정부에서는 지역 내 스타트업의 경영 애로사항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인건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경험하고 있는 인력부족 문제는 시원하게 해소시키지는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질은 양에서 비롯되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인데, 절대적으로 양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에 꼭 필요한 사람을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의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성장’과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확장’을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배다희 이사((주)리플레이스)의 사례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지역 스타트업을 위해 지역사회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배다희 이사가 말하는 스타트업에만 존재하는 ‘성장과 확장’이라는 특전

필자가 배다희 이사를 처음 만난 건 2018년 여름이었다. 배이사는 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었다. 성적은 기본이고, 각종 자격증, 어학실력, 공모전 입상 기록, 다양한 봉사 활동 경험 등 ‘취업 스펙 세트’를 모두 장착하고 있었다. 굵직한 대기업에 입사원서를 내도 손색이 없는 스펙의 보유자였다. 인구 7만 명의 소도시인 문경 안에서도 30가구 남짓이 전부인 작은 시골마을에서 배짱과 포부를 앞세운 스타트업이었던 리플레이스에서 일하기에는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고스펙자였던 것이다. 필자는 내심 1년이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 졸업 시점의 1년은 취업시장에서 황금 같은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배이사를 향한 걱정 어린 마음은 특별히 더 켰던 것 같다. 그 후로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 배이사는 6년 전 자신의 선택이 탁월 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리플레이스는 그 진정성으로 저를 문경으로 이끌어준 기업이죠. 대학 재학 시절 저는 브랜드 제작 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들어 내는 제품 하나하나에는 고객이 느끼기에 ‘이 브랜드는 진심이구나!’라는 진정성을 담아내야 디자이너로서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신에 가까웠죠. 지역 공간기반 브랜딩을 함께 해 보자는 리플레이스의 제안은 제가 평소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과 모든 게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경력이 없었던 저에게 지역이라는 운동장을 마음껏 크게 써도 된다는 통큰 허락을 해줬거든요. 초보 디자이너에게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 감사한 것 같아요.”

문경 현리마을에 위치한 공간스테이 겸 카페인 ‘화수헌’은 연간 방문객이 11만 명이 몰리는 명소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배이사의 디자인이 촘촘히 녹아 있다. 공간의 구성, 각종 굿즈상품을 비롯해 신메뉴를 소개하는 채널들까지 배이사의 디자인이 공간을 더 특별하게 구성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6년간의 노력들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2019년에는 같은 지역에 옛 막걸리 양조장이었던 적산가옥 건물을 브랜딩 하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여 실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 디자인을 넘어서 지역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철학, 색깔을 녹여낸 첫 작품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경북 영양군의 한옥카페인 ‘연당림’의 브랜딩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비롯해 영양군 전통 한식브랜드인 음식 디미방 리브랜딩 및 패키지 디자인도 배이사의 실력으로 완성해 냈다. 배이사가 만들어낸 특별한 디자인 작품들은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타지자체 및 기업에서의 디자인 의뢰로 이어졌다.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로는 충남 전통 디저트 브랜드인 ‘오룻’이 대표적이다. ‘오룻’은 네이밍부터 패키징까지 모든 기획을 배이사가 단독으로 진행했다. ‘오룻’을 작업하면서 배이사는 자신의 색깔을 담아내면서도 시장에서 먹히는 브랜딩,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특전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지역 스타트업에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특별함이 분명히 있거든요. 저는 이 특별함을 성장과 확장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성장은 어제의 나보다 더 커진 스스로를 발견할 때 경험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확장은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거든요. 리플레이스는 저에게 성장과 확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특별한 회사죠. 저는 리플레이스가 진짜 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6년 전 제가 다른 기업에 갔다면 회사를 진짜 제 회사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저를 디자이너로서 단단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회사이기 때문에 진짜 제 회사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와 지역스타트업은 분명한 비전 제시와 설득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 4월 18일, ‘나는 청년입니다’를 통해 농업회사법인(주)코리아식품의 전현욱 대표가 기울인 인재영입 노력을 간단히 소개한 바 있다. 전체 인구가 5,700여 명인 작은 시골마을에서 연매출 217억을 이끌고 있는 코리아식품의 원동력은 ‘사람’그 자체에 있었다. 시장 트렌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노련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자, 요리사, 식품공학 박사들이 시골마을에서 일하고 있을 줄은 미쳐 상상도 못 했기에 그 놀라움은 배가 되었던 사례이다. 지역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을 살펴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들이 숨어 있었다. 지난해 2월 22일에 소개된 만복기획에도, 3월 8일에 소개된 유메타랩에도, 8월 9일에 소개된 리소프트에도 지역 스타트업의 소중한 자산으로서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실력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지역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스타트업 대표의 진정성 담긴 설득과정과 비전제시가 그것이었다. 기업이 개인의 성장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3년 후, 5년 후, 10년 후 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제시와 동시에 마음으로 설득하는 과정이 서려 있었던 것이다.

배다희 이사는 6년 전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리플레이스가 어떠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지 충분한 설득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정신없이 달려온 6년의 시간 동안 리플레이스의 대표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저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 줬습니다. 시장에서 제 디자인이 소위 먹히는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시도하게 도와줬고 확인하는 수많은 작업들 속에서 로컬 공간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철학을 만들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줬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들이 저에게는 보물이고 선물이었습니다. 6년 전 그때로 되돌아가더라도 저는 리플레이스를 다시 선택할 것 같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거든요.”

㈜리플레이스의 구성원인 배다희 이사의 사례는 인력부족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사회와 지역스타트업이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함께 전력질주 할 인재를 영입할 때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할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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