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챗 GPT 학습
[대구논단] 챗 GPT 학습
  • 승인 2023.05.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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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환 전 경산시교육장
인류가 개발한 학습 방법 중에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개별화 학습이다. 개별화 학습은 학습 교재, 지도 방법, 평가 과정이 개별적인 학습임을 의미한다. 개별화 학습에 가장 근접한 학습 방법이 우리 조상들이 수백 년 동안 실시한 서당교육이다. 서당교육은 학습자의 능력에 따라 교재가 다르고, 선생님의 지도 방법과 평가가 다르다. 현대 교육은 이제까지 많은 교육학자가 개별화 학습 방법을 연구하였지만, 서당교육에 버금가는 지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작금에 챗 GPT의 개발로 개별화 학습을 실현하자는 일부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은 AI를 언제부터 생각했을까?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기원전 8세기에 고대 그리스 호로 메스의 시 ‘일리아드’에 기록된 불사신의 소녀일 수도 있다. 챗 GPT는 대화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5초 안에서 보고서 수준의 답을 바로 내놓는다. 챗 GPT는 사람과 말하듯이 대화를 이어간다. 챗 GPT의 답의 내용은 광범위하고 지적 수준 또한 매우 넓다. 문장 구사 능력 또한 우수한 고등학생 수준을 능가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챗 GPT가 의사 변호사 시험도 통과했다. 미국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챗 GPT 사용을 금하고 있다. 챗 GPT의 가장 뛰어난 점은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바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챗 GPT는 질문의 수준에 따라 답의 수준도 결정된다. 수준별 문답이다. 과학자들은 머지않아 현재의 챗 GPT보다 인공 신경망의 수를 100배 늘린 차세대 챗 GPT가 출시된다고 한다. 먼 미래는 우리의 상상보다 더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챗 GPT를 만든 오픈 AI를 비롯한 세계 IT 업계에서는 특이점을 가져올 AI를 먼저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교육부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AI 교과서로 학습을 하게 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교육부는 AI 교과서 역할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교사에게는 AI 조교로서, 학생에게는 AI 튜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면 결과에 따라 AI 교과서가 난이도를 조정하고, 보충 개념도 설명한다. 학생 수준별 맞춤 교육인 만큼 기존 ‘전자책’ 형 디지털 교과서와 다르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교원단체에서는 ‘AI 학습을 도입하기에 앞서 과밀학급 해소가 우선이고, AI 학습 환경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며, 설혹 도입한다고 해도 학생들 간 AI 기기 활용 기능의 격차가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상북도 봉화 B 초등학교에서 챗 GPT 학습을 하였다. 챗 GPT가 구글, 애플 같은 대기업이 아닌 OpenAI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되었듯이 챗 GPT 학습 역시 도시학교보다 학교 밖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촌 소규모 학교에서 선도적으로 현장에 도입한 것은, 담임 이응석 선생님의 교수·학습 개선 의지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수업의 내용은, 챗 GPT와 함께 창작 시를 체험하고, 시를 지어 보는 학습이었다. 먼저 학생들은 쳇 GPT와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에 접근하였다. 챗 GPT가 제공하는 창작 시는 ‘칠곡 할머니’ 창작시부터 교과서에 수록된 시까지 다양하였다. 칠곡 박 금분 할머니는 87세에 한글을 처음 깨우쳐 94세에 생을 마감한 경상북도 칠곡군의 고령 할머니이다. 칠곡 박 금분 할머니 시를 기존의 시선으로 보면 사투리와 생활언어는 시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수업에서 동기 유발, 시의 소재, 시어의 확장성에서 지금까지 제시된 교과서 어느 본보기 시보다 학습자의 이해력을 진작시키는 학습 소재였다. ‘인지 아무 거또 업따, 묵고 시픈 거또 업고, 하고 시픈 거도 업다, 갈 때 대가 곱게 잘 가는 게 꿈이다’ 챗 GPT가 안내한 칠곡 할머니 시는 학생들을 수업 시간 내내 학습활동에 붙들어 두었다

이날 챗 GPT 학습은 도입단계에서 시작하여 정리단계까지 개별학습이었다. 특히 챗 GPT는 학생들의 질문 수준과 질문 방법에 따라 수준차를 두고 대답하여 맞춤형 수준별 학습의 의미를 제공하였다. 더하여 교사들에게는 챗 GPT의 질문 자료와 질문 방법을 정교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번 B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챗 GPT 학습은, 집단 학습에서 유의미한 개별화 학습 방법의 하나 임을 제시하였다. 교사 한 명이 학생 20여 명을 가르치기 때문에 개별 수준에 맞춰 교육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차제에 더 많은 학교에서 AI 학습(챗 GPT 학습)이 이루어져 교육 현장에서 장단점을 함께 논의한다면 AI 학습은 이른 시일 안에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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