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인상에도…한은, 금리 동결 무게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도…한은, 금리 동결 무게
  • 윤정
  • 승인 2023.05.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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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0.25%p ‘역대 최고’
국내 경기·금융 불안 상황 고려
세 번 연속 동결 결정 가능성 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단순히 내외 금리차만 고려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한은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 연준은 2~3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75~5.00%에서 5.00~5.25%로 0.25%p 인상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등의 잇따른 파산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차원에서 3회 연속 0.25%p 올렸다.

이날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으로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1.75%p로 벌어졌다. 1.75%p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최근 1천300원 선을 넘어선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더 뛸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은 환율과 외국인 자금 동향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5일에도 2월, 4월에 이어 세 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불안한 경기·금융 상황이 동결의 가장 강력한 근거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3%)은 민간 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또 통관기준 무역수지도 4월(-26억2천만달러)까지 14개월째 적자다.

한은은 연준과 마찬가지로 1년 반 넘게 이어온 금리 인상 행진의 부작용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한은은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나 여러 건전성, 복원력 지표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지만 SVB사태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 은행 등 전체 금융기관을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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