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김남국 의원의 착각 아닌 착각
[수요칼럼] 김남국 의원의 착각 아닌 착각
  • 승인 2023.05.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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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김남국 의원 발 코인 사태가 연일 뜨겁다. 청년을 대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국회에 입성한 김남국 의원은 이제는 청년보다는 코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매김 한 것 같은 분위기다. 바쁜 의정활동 와중에 코인(그것도 소위 잡코인)에 투자하여 수십억 대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도 충격적이지만, 해당 사건이 터지고 나서 전개되는 김남국 의원과 민주당의 상식을 초월하는 스토리는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마저 뛰어넘을 듯한 기세이다. 혹시나 이번 사태로 인해 코인계의 역대급 주인공인 루나 사태의 권도형이 묻히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마저 든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코인에 투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인지 김남국 의원은 자신의 코인 투자가 불법성이 없으며, 따라서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니 위법이니 하는 말 모두 적당한 표현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법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법이나 위법은 법이 있어야 가능한 표현이지, 법 자체가 없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불법과 위법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김남국 의원은 전직 변호사 출신이다. 그렇기에 법의 위법성 여부가 판단의 중요 잣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대한민국이 법치주의지만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세상의 변화에 상응하는 문제들이 새롭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은 세상의 변화보다 항상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식이라 생각한다. 질서 있고 공정한 사회는 법이 아니라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이다. 상식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본 교양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건 상식 밖의 행동이다. 더욱이 상식이 있다면, 자신의 행동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김남국 의원의 일련의 행보들은 과연 그러한 인식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물론 상식 또한 전부는 아니다. 기존의 상식을 깨트리는 창의성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김남국 의원의 민주당 탈당은 가히 창의적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당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진상조사 중에 민주당을 탈당하는 모습은 영화 식스센스 이후 처음 느껴보는 충격적 반전이었다. 여기에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 속 대사처럼 I will be back(다시 돌아오겠다)을 외치는 모습은 이후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민주당은 이러다가 탈당한 의원들을 중심이 되어 새로운 정당이 하나 탄생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이상한 상상마저 해본다. 아무리 이상한 상상도 현실이 되는 정치를 보고 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필자와 같이 상상력도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상상력의 특성 상 현실과의 괴리가 일부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현실에 대한 착각이나 망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김남국 의원은 현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현 정부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여당이나 언론과 싸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연결 지어 생각해 봐도 김남국 의원이 스스로 한 코인 투자와 그들과의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김남국 의원은 계속 그래왔듯이 코인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코인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싸웠고, 현재는 코인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코인 의혹과 관련된 계속된 말 바꾸기와 거짓 해명은 이러한 의심을 사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래 없던 국회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사건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얼마 전까지 김남국 의원과 민주당이 주연이었던 드라마에 검찰이 합류한 모양새다. 해당 드라마의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 전개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런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편에는 답답함과 짜증이 밀려온다. 도대체 이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끝이 날까? 안 그래도 막장인데 더 막장으로 가는 건 아닐까? 그리고 언제까지 국민들은 이와 유사한 막장 드라마를 계속해서 봐야 하는가?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했는데 대한민국 정치판 막장 드라마는 도무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언제쯤 우리는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드라마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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