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독립 청원서 ‘파리장서’ 104년 만에 프랑스 공식 전달
조선 독립 청원서 ‘파리장서’ 104년 만에 프랑스 공식 전달
  • 박병철
  • 승인 2023.05.1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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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수, 주한 대사관 방문
장석영 선생 초안 서책 전해
“공식 전달 기록 없어 아쉬웠다
선조들의 염원 푸는 계기 되길”
대사 “현지 도서관 보존 노력”
김재욱 칠곡군수
김재욱 칠곡군수는 18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을 찾아 필립르포르 대사에게 회당 장석영 선생이 작성한 파리장서 초안이 담긴 서책을 전하고 있다.

“지금 천하에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나라는 모두 자주인데, 어찌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자립을 얻지 못하고 다른 나라 사람의 압박을 받으며 처량하고 초췌하게 구렁텅이 속에서 죽어야 하겠습니까?”

1919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강화회의에서 유림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에 조선 독립을 호소하고자 작성했던 파리장서가 104년 만에 공식적으로 프랑스에 전달됐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18일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주한 프랑스대사관을 찾아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대사에게 회당(晦堂) 장석영(張錫英) 선생이 작성한 파리장서 초안이 담긴 서책을 전달했다.

전달식은 칠곡군 출신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장석영 선생의 조선 독립과 세계 평화에 대한 숭고한 뜻과 의지를 알리고 파리장서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파리장서는 1919년 장석영 선생이 초안을 작성하고 유학자 137명이 서명해 프랑스 강화회의에 전하고자 했던 독립 청원서이다.

영어와 불어로 번역해 프랑스와 중국 등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외국어 번역본을 찾지 못했으며 프랑스에서도 공식적으로 받았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칠곡군은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서책에 한글, 불어, 영문 번역문과 김재욱 군수의 발간사, 파리장서와 장석영 선생을 소개하는 글을 담았다.

장석영의 현손인 세민(55)씨는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파리장서가 처음 공식적으로 전달 된 것을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한다” 며 칠곡군과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0여 년만에 파리장서를 공식 경로를 통해 프랑스로 보낸다는 소식을 접하자 뜻깊은 일에 함께 하겠다는 재능 기부가 이어졌다.

정우락 경북대 국문과 교수는 한문으로 된 장석영 선생의 파리장서를 한글로 번역했고 대구 프랑스문화원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박선제(36)씨와 주한미물자지원여단 소속 변성원(48)씨는 각각 불어와 영어로 번역했다.

김 군수는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와 면담에서 장석영 선생의 파리장서를 담은 서책을 프랑스 도서관 기증 의사를 밝혔고 혹시 존재할 수 있는 파리장서 외국어 번역본 발굴에 협조를 구했다.

또 파리 강화회의와 장석열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염원하는 세리머니도 펼쳤다.

이에 필립 르포르 대사는 프랑스 도서관에 파리장서가 보존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파리 강화회의와 파리장서 정신을 계승해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 군수는 “그동안 3·1운동과 함께 대표적인 독립운동의 하나인 파리장서 운동의 핵심인 파리장서가 프랑스에 공식적으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100여년 전 선조들의 염원을 풀고 국제 사회의 성숙한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석영 선생은 국채보상운동과 삼일운동은 물론 파리장서 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대구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는 등 독립운동에 매진한 공로로 건국훈장 국민장에 추서됐다.

박병철기자 pbcchul@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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