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활 절반 감사 업무
‘공무원 징계처분’ 논문도 작성
“감사를 하고 징계하는 것은
조직 잘 돌아가기 위한 것”
청렴교육 전문강사의 합격률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전국 출자출연기관의 감사업무 종사자나 변호사 등이 도전하는데 지난 시험에는 150명이 응시해 20명 정도가 합격했다.
청렴 기본강사는 기본 상식수준의 시험을 치르고 대구시청 직원대상 강의 등 내부강의만 할 수 있고 전문강사가 되면 전국을 대상으로 강의하게된다.
조팀장은 1차 기본강사시험에는 96점, 2차 전문강사 시험에는 9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시험과목은 청탁금지법, 부패방지권익위법, 청렴업무편람 등 7개과목이고 주관식· 객관식을 포함 80점 이상 맞아야 합격할 수 있다. 감사업무에만 15년을 보낸 경험자가 전국적으로도 거의 없고 남다른 사명의식이 있었기에 전국 1등이라는 뜻밖의 부상이 주어졌다. 그는 2004년 감사부서에 첫발을 들인 이후 2009까지 근무하다 교통정책과 등으로 옮겼지만 2014년 다시 감사과로 돌아왔다. ‘공무원 징계처분’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을 정도로 청렴에 대한 강한 소신이 그를 이끌었다.
조증호 팀장은 “감사과에 있던 사람들은 퇴직이후에도 직원들과 술자리를 잘 못한다. 남들에게 얻어 먹는다는 소리 들을까봐.”
2012년 교통정책과에 있을 때 직장암 수술을 받고 일주일만에 출근했다. 자전거업무를 맡으면서 산악 자전거로 체력을 단련한 덕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시절 ’자전거‘ 단어가 안들어가면 결재가 안될 때였고 김범일 시장도 자전거 매니아였다. 이때 시작한 자전거로 전국을 누볐는데 8년만에 4만키로를 달성, 지구 한바퀴를 돌았다. 1년에 4천키로 이상을 탄 것인데 지금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고 대구시 자전거 동호회 ‘자타공인’ 회장을 맡고 있다.
감사업무를 하다보면 경찰 조사까지 받는 일이 생긴다. 감사하는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조사였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경찰조사과정에서 자칫 잘못 대응하면 직원들이 다칠 수 있다. 그는 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하거나 상당수 일은 ‘팀장이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조팀장은 “직원이 가면 징계받을 것 같아 대신 조사 받으러 갔고 결국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감사를 하고 감사에 따른 징계를 하는 것은 조직이 잘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비례의 원칙을 적용해 윗사람이 더 책임지게하는 것이 순리다”라며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했다.
코로나때 신천지 신자이면서 신고를 하지 않았던 모 간부는 감염 사실이 밝혀져 해임됐다. 구청 시보로 일하던 신입 공무원은 확진신고를 안했다가 적발됐는데 감사팀은 훈계하도록 조치했다. 그 공무원은 “겁이나서 신고를 못했다”고 했다. 다른 누가 하지 않으려 하는 일을 묵묵히 떠 맡아온 그에게 진정 인간미 넘치는 공무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