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행 중 여객기 문 열림 사고, 안전대책 마련해야
[사설] 비행 중 여객기 문 열림 사고, 안전대책 마련해야
  • 승인 2023.05.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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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비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출입문이 열린 채 비상 착륙한 사건은 참으로 아찔하고도 어이없는 사고였다. 여객기가 대구공항 착륙 3분 전, 지상 250여m 상공에서 하강 중 한 30대 청년이 갑자기 입구 쪽으로 다가가 비상문 레버를 돌리고는 뛰어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190여 명의 승객 중 추락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불상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등골이 오싹해지는 사건이었다.

공중을 날던 여객기의 문이 갑자기 열렸으니 그 상황이야 짐작하고도 남는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비상구가 열렸고 비행기가 수십m 떨어지는 것 같았다 한다. 기내는 강한 바람과 먼지가 쏟아져 들어왔고 물건들이 날리고 있었으며 승객들의 비명으로 아수라장이었다고 한다. 승객들은 비행기가 폭발하는 줄 알았으며 ‘이것이 죽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여객기가 활주로에 안착한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이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당국이 파악하겠지만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우선 승객이 문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비행 중인 여객기의 출입문이 승객 1명의 힘만으로 열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기의 출입문은 레버를 잡아당기면 열 수 있고, 별도 잠금장치는 없다고 한다. 비상 착륙하거나 기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안에서 신속하게 열고 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고안돼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비행 중인 여객기의 문을 승객이 여는 행위를 항공 승무원들이 제지하지 못한 것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사건 당시 비상문을 연 승객은 출입문 옆 31A 좌석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 근처에는 승무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비상문을 아무나 어렵잖게 열 수 있는 상황에서 승무원이 이를 방치하고 있은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유사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여객기 출입문 근처에는 승무원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건장한 성인’만 탑승시킨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서 승무원이 이런 준칙을 성실히 이행했는지 당국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나아가 국토교통부는 여객기 출입문 보안에 대한 좀 더 안전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객기가 폭탄을 안고 계속 운항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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