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릉원 녹턴', 신라고분 위 미디어 아트에 관람객 ‘탄성’
'대릉원 녹턴', 신라고분 위 미디어 아트에 관람객 ‘탄성’
  • 황인옥
  • 승인 2023.05.2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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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일까지
미디어파사드·영상 등 ‘빛 진수’
유물·첨단 ICT 등 결합 역사 교육
신라인·현대인 연결돼 화합·상생

 

지난 27일, 주말을 맞은 밤시간대의 경주 대릉원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소 조용하던 대릉원 밤 풍경과는 대조적이었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대릉원을 밝히는 화려한 미디어아트의 향연인 ‘대릉원 녹턴 - 신라의 혼, 빛의 예술로 밝히다’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나들이객들이었다. 신라 시대 때 조성된 거대한 무덤 위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예술에 관람객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문화재청, 경북도, 경주시, (재)한국문화재단이 주최하고, HAP(H ART PROJECT 대표 김호진)기획하고, ㈜PK Art & Media 박소영 총감독을 맡아 진행되고 있는 이번 행사는 2023년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문화재청 사업에 선정되어 대릉원을 대표하는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됐다. 미디어파사드와 영상, 레이저빔에 이르기까지 인공 빛으로 할 수 있는 예술의 진수들로 구성된 행사는 6월 4일까지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대릉원에서 출토된 유물의 고고학적·역사적·예술적 가치를 현시점에서 재고하는 동시에 이를 첨단 ICT와 예술의 결합에 의한 새로운 시각적·감각적 콘텐츠로 연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신개념 역사교육의 현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무엇보다 대릉원 전체를 미디어아트 영역에서 연출하기 위해서 인공적인 구조물을 추가하지 않고 대릉원 유적(고분군)의 구조적 특성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방향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구성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98호분인 황남대총과 155분인 천마총이 있으며, 미추왕릉을 비롯한 23개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는 경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분군인 대릉원에 미디어파사드를 비롯해 무빙 라이팅 쇼, 키네틱 그림자 연극, 그리고 관객의 참여로 작품이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오디오-비주얼 설치와 같은 뉴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영역의 미디어아트들이 예술성, 흥미,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스펙터클함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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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미디어파사드 ‘대릉원 팡파르’(이석 작)

행사 콘셉트는 고대 신라인과 지금의 우리가 만나는 시공간을 키워드로 ‘환(環) 시공간’, ‘수평/수직 시공간’, ‘동시성’으로 세분화됐다. 먼저, ‘환(環) 시공간’은 대릉원 고분군을 위에서 내려다본 형태와 길게 늘어난 환 형태인 관객의 동선이 유사한 것에서 착안했다. 둥근 고분들에서의 미디어파사드와 사운드&라이트 쇼 같은 작품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동시에 끊임없이 서로 연결돼 화합하고 상생하는 것을 보여준다.

‘수평/수직 시공간’에서는 관람자의 시선을 바닥과 공중으로 유도하는 콘텐츠들이 현재에서 신라로 바로 연결되는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환기한다. ‘동시성’에서는 인터랙션 프로그램들을 통해 신라의 유적지에서 관객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유물들이 실시간으로 등장하거나, 금관이 관객의 머리에 씌워지고 신라인의 얼굴(‘신라인면’ 구슬)에 관객의 얼굴이 오버랩되는 체험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편재를 체험하게 된다.

흔히 미디어파사드로 불리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은 독특한 구조를 가진 건물의 앞면에 연출되는 21세기형 공공미술로, 대중적인 미디어아트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 행사에선 국내 처음으로 건물이 아니라 고분에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미디어파사드 ‘대릉원 팡파르’는 국내외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약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단순히 디지털 기술에 의한 화려한 시각효과에만 치중하지 않고 예술적인 측면에 비중을 둔다는 데에 여느 다른 미디어파사드와 차별성이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다른 모든 작가 역시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 50주년 기념의 의미, 시간과 공간의 특별한 해석, 대릉원에서 출토된 유물의 가치와 이에 얽힌 설화 등을 깊이 숙고한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가상공간 스펙터클로는 천마총과 대릉원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애플리케이션 없이 관람하는 AR 체험, 야간의 미디어파사드 영상을 주간에도 볼 수 있는 서비스, 이번 행사 콘텐츠들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메타버스 박물관 구축 등이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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