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뻔뻔한 선관위, 그리고 도덕적 해이
[천자만필] 뻔뻔한 선관위, 그리고 도덕적 해이
  • 승인 2023.05.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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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지난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된 사실이 6건이나 드러났다. 그런데 해당 채용 논란이 채 확산되기도 전에 채용 비리 의혹은 또 터졌다. 30일 오늘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직원 5명의 자녀가 선관위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나온 것이다.

결국 선관위와 국민권익위원회는 합동조사를 벌이기로 했고 앞으로 더 많은 의혹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의혹을 받고 있는 김정규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딸은 자신의 경력채용 면접 심사표 4장에 직접 학력과 주소 등 인적사항을 수기로 적은 것이 확인됐다. 면접위원 4명의 심사표에 적힌 인적사항 글씨체가 모두 똑같았다. 중앙선관위는 다른 지원자들도 자신의 면접심사표에 인적사항을 직접 적었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지역 선관위에서는 면접심사표 인적사항을 면접위원이 수기로 쓰거나 컴퓨터로 작성돼있었다. 즉 비상식적이었단 얘기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면접위원에게 있는데 김정규 과장 딸이 면접을 볼 때 김 과장의 동료 2명이 면접위원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면접위원 4명이 김 과장 딸에게 5개 평가항목에 모두 똑같이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채용에 있어서 강한 의구심이 드는 지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채용된 자녀들은 선관위로 자리를 옮기고 불과 6개월, 1년 만에 승진했다.

선관위가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의 선거와 투표를 관장하는 곳 아닌가! 그 어떤 곳보다 공정해야 할 선관위에서 이런 채용 비리 의혹들이 발생했다. 이런 자들이 관리하는 선거를 그 어떤 국민이 완벽히 신뢰한다 할 수 있겠나! 지난 코로나 대선 때 쇼핑백, 종이박스 투표함 등 사전투표에서 왜 부실선거가 발생했는지 이해가 되는 지점이다.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인 중앙선관위는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을 면직 처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면직 처리되면 해당 인사는 공직 재임용이나 연금 수령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부정이 드러났음에도 직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선관위 고위직들의 행태는 혀를 차게 만든다.

지난 대선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공정’, ‘상식’을 팔아가며 국민들에게 표를 구걸했지만 1년이 넘는 지난 시간동안 우리가 봐온 모습들은 ‘불공정’과 ‘몰상식’으로 얼룩져 있었다. ‘무책임’과 ‘뻔뻔’은 덤이다. 도덕적 해이를 끊어줄 뭔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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