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은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
외부 약품 구매자 착용 안하기도
격리 완화에 시민 반응 엇갈려
“격리 유지” vs “아픈 곳 없어”
이번 방역 완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뀐 것이다. 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장애인 쉼터 등 입소형 감염취약시설만 당분간 의무를 유지한다.
하지만 엔데믹 첫날인 1일 대구지역 각 의원과 약국 방문자들은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여전히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지키는 분위기였다. 달서구의 한 이비인후과의원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16명이 방문했는데 이중 4∼5명 정도만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직원이 전했다.
해당 의원 원장은 “이전 의무 조치 때도 마스크 좀 써달라고 하면 ‘내가 코로나 환자도 아닌데 왜 써야 하느냐’면서 강하게 거부하던 분들이 꽤 있었다”며 “괜한 시비가 생기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일회용 덴탈마스크를 구비해 방문객들이 쓰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아들을 데리고 달서구의 한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한 엄마 손모(37)씨는 “풀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마스크 쓰는 게 습관화돼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병원에서는 안전을 지향해야 하니 되도록 쓰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약국은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거의 마스크를 썼지만 단순히 외부에서 약품 등을 구매하려고 방문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드나들기도 했다.
격리 조치 완화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코로나19 확진자 대상 격리 조치는 ‘7일 의무’에서 ‘5일 권고’로 바뀌면서 의무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오는 5일부터는 주간 브리핑에 재택치료자 현황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확진 통보를 받은 직장인 최예린(여·24)씨는 “보건소에서도 6월부터 유동적으로 움직이되 가급적이면 5일 정도는 외출을 삼가라는 말을 들었다. 다행히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허용해 줘서 조금 더 격리할 계획”이라며 “확진 판정을 받으면 회사나 학교에 나가기 불안한 마음이 큰데 그냥 아프면 맘 편히 쉴 수 있도록 격리 의무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의무 해제를 썩 반기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확진으로 격리된 바 있는 달성군 주민 이모(여·50)씨는 “아픈 곳도 전혀 없는데 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아 답답했다”며 “다시 코로나에 걸리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제는 그냥 마스크 쓰고 출근할 것 같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박용규기자·유채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