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청년들에겐 그저 ‘빨간날’
현충일, 청년들에겐 그저 ‘빨간날’
  • 류예지
  • 승인 2023.06.0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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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차내고 4일 휴가 즐겨
아파트 단지엔 태극기 10개 남짓
1년 중 하루 ‘조기 게양’ 잘 몰라
애국심 등 보훈 문화 확산 필요
홀로펄럭이는태극기1
제68회 현충일인 6일 대구의 한 아파트에 조기게양된 태극기가 홀로 펄럭이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태극기 언제 달아봤는지 기억도 안 나요”

현충일인 6일 올해 대학을 마친 이승환(25)씨는 태극기를 다는 대신 SNS에 태극기 사진과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함께 올렸다. 초등학교 이후 군 복무 중 한번 태극기 달아봤다는 이씨는 “이마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최근 입주한 오피스텔에 게양대도 없는 데다 태극기도 없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김강민(26)씨도 마찬가지로 태극기를 달지 않았다. 현충일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 김씨는 “사실 현충일이라고 하면 빨간 날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며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이라며 말을 흐렸다.

주말과 이어진 징검다리 휴일에 월요일 하루 연차를 내고 4일간의 휴가를 즐기는 2030세대들도 많았다.

이날 대구 동구의 900세대 규모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 걸린 태극기는 10개 남짓에 불과했다. 조기 게양법에 맞춰 깃대 아래에 달린 태극기가 외롭게 날리고 있었다. 1년에 하루뿐인 조기를 다는 날에도 태극기를 다는 가구가 거의 없을뿐더러 호국보훈의 날이라는 인식마저 줄어드는 형국이다.

국가보훈부의 ‘2021 보훈의 의미에 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젊은 2030세대에게서 사회 전반적인 보훈 의식이 낮다는 응답이 높다는 응답보다 크게 나타났다. 20대의 40.4%가 30대의 35.1%가 보훈 의식이 ‘낮다’고 답한 반면 ‘높다’는 응답에는 20대 18.5%, 30대 17.4%에 그쳤다.

국가보훈부의 작년 ‘미래 보훈 관련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보훈대상자 존경 문화’가 우리나라에 잘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2.1%로 잘 정착됐다는 응답 31.9%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가정체성과 애국심 향상 등 공동체 의식 강화를 위한 보훈 문화가 확산될 필요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배중철 6·25참전유공자회 수성구지회 사무국장은 “요즘은 길거리는 물론 주택가에도 태극기가 잘 보이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며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6·25 전쟁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6·25가 어느 나라 전쟁이냐 물을 정도로 학생들에게서 인식이 낮다. 젊은 세대와 학생들에게 보훈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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