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숨죽였던 유엔대표부…180표 득표 발표에 '함박웃음'(종합)
막판까지 숨죽였던 유엔대표부…180표 득표 발표에 '함박웃음'(종합)
  • 승인 2023.06.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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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목표 180표 달성…정부·유엔대표부·재외공관 삼각공조 효과
개국 중 북한과 몇몇 친북 국가의 반대표 고려하면 '선전' 평가

 "한국 득표수는 180표입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쾨뢰지 차바 총회 의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오전부터 굳어있던 황준국 주유엔 대사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192개 국중 3분의 2를 넉넉하게 넘기는 180개국의 지지를 받았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한국의 득표 수가 발표되자 회원국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각국을 대표하는 대사와 차석대사들이 줄지어 서서 황 대사를 비롯한 한국 외교관들과 악수하며 "축하한다"며 덕담을 전했다.

내년 안보리에서 한국과 함께 손발을 맞출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는 황 대사를 포옹하며 격하게 환영했지만,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워싱턴 출장으로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한국 등 5개국의 이름을 거론하며 "유엔 헌장을 수호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5개 비상임이사국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한국은 아시아 태평양 그룹의 단독 후보로 나섰다.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지만, 결코 만만한 선거는 아니었다.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지 못할 경우 이 기준을 채울 때까지 무제한 반복 투표를 실시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국가들과 러시아·중국 중심의 권위주의 국가들의 대립 분위기가 뚜렷해진 것도 한국의 안보리 재진입에 걸림돌 요인으로 꼽혔다.

북한 비핵화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서 동맹국 미국과 공조하고 있는 한국이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는 것을 러시아와 중국이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와 관련해 중국이 막후에서 한국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주유엔 한국 대표부는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찬성표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유엔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히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각국 대사가 던지는 표는 해당 국가의 수반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전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1회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서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인 12개국 정상을 상대로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진 외교장관은 지난 2월 뉴욕을 방문, 주요국 대사들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고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한편 각국의 재외공관망을 이용해 주재국 정부의 지지를 구했다.

유엔 대표부는 선거 전날인 5일에도 대규모 리셉션을 개최하는 등 막판까지 선거운동에 전념했다.

특히 유엔의 한국 외교관들은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 안보리(SECURITY COUNCIL) 2024-2025'라고 적힌 출입증 케이스를 목에 걸고 다니면서 각국 외교관을 상대로 홍보전을 펼쳤다.

황 대사는 선거 직전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180표를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결과는 정확하게 180표였다.

한국은 처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 출마한 1995년에도 단독 출마였지만 찬성표는 156표였다.

이날 한국이 얻은 표는 역시 무경합 단독 후보로 출마한 가이아나(191표), 시에라리온(188표), 알제리(184표)보다는 조금 적었지만, 글로벌 10위권 강국으로 다른 나라들의 견제와 질시를 피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과 몇몇 친북 성향 국가들이 무조건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총회장에서는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유럽의 한 대사는 황 대사에게 "당신이 견해와 원칙을 갖고 있다면 모두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180이 딱 알맞은 숫자"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나라의 지지를 받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 여건에서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게 180표라고 보고 이걸 우리의 목표로 해서 뛰었다"며 "노력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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