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뇌졸중·심혈관질환 부를 수도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뇌졸중·심혈관질환 부를 수도
  • 박용규
  • 승인 2023.06.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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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위험인자 없어도 나이 들면 발생…80세 넘으면 1/3 확진
증상 있을 때 심전도 촬영하거나 24시간 모니터 검사 권장
약물치료보다 ‘경피적 고주파 도자 절제술’ 재발 방지 효과
다시-심방세동
심방세동이 의심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면서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심장은 2심방 2심실로 구성돼 있다. 이중 심방은 심장의 상부 부분으로서 심장의 주요 심장 박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의학계에 따르면 정상 맥은 우심방에 있는 동결절(자연 심박동기)에서 평균 50∼180회 정도 만들어진다. 이 전기적 신호는 심방을 수축시킨 후 심실을 수축해 피를 폐와 전신에 돌아가게 한다.

하지만 심방이 갑자기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전기적 신호를 발생하게 되면 그로 인해 이어지는 심실에서의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럴 경우 심장이 이상할 정도로 빨리 뛰고 가슴의 두근거림에 가속도가 붙게 되는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이를 심방세동이라고 한다.

심방세동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만성적일 수도 있는데 후자일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면서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심방세동이란?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1분당 300회 이상의 빠른 전기적 신호가 발생되고 심실은 심방세동의 신호를 받아 아주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는 상태를 일컫는다. 전기 신호가 너무 빨라 심방이 수축과 이완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심방이 그냥 떨고 있게 되는데, 그래서 병명이 ‘심방세동(細動)’으로 붙여졌다.

심방세동은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수면 무호흡증, 갑상선 질환, 만성폐질환, 과음, 심장 수술 병력 등을 가진 환자에게 훨씬 더 잘 생기지만 이러한 위험인자가 없어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만 60세 이전에는 1% 정도만이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지만, 만 75세 이상이 되면 12% 정도로 급증하며, 만 80세가 넘어가면 3분의 1 이상이 심방세동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심방세동이 그 자체로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심방이 효과적으로 수축하지 않으면 혈전(피딱지)이 생길 가능성이 많고 심할 경우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졸중의 위험성이 아주 높아진다고 의학계는 설명한다. 또한 정상 맥에서 심방의 수축은 심 박출량의 30~50% 정도를 차지하는데 심방과 심실의 조화가 사라지면 심 박출량이 30% 이상 급감해 심부전에 빠지게 될 위험이 커진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가장 흔한 병이며, 심혈관질환의 사망률과 이환율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종합하면 고령일수록 심방세동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이는 뇌졸중 등의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현저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뇌졸중의 위험은 5배, 심부전에 빠질 위험은 3배, 사망이나 치매에 걸릴 확률은 2배나 높아진다고 의학계는 전한다.

◇ 심방세동의 증상

심방세동은 병원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자에 따라 호소하는 증상이 “맥이 건너뛴다”, “가슴이 빨리 두근거린다”, “움직일 때 예전과 다르게 숨이 차다”, “예전보다 운동 능력이 떨어졌다”, “어지럽고 실신할 것 같다”, “에너지가 너무 떨어져서 예전과 같지 않다” 등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심방세동은 증상에 따라 발작성과 지속성으로 나뉜다. 발작이 갑자기 생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정상 맥으로 돌아가는데 이를 ‘발작성 심박 세동’으로 분류한다. 그러다가 발작이 많을수록 더 자주 생기고 오래 지속되면서 마지막에는 정상 맥으로 유지되는 시간이 없어지고 대신 심방세동이 심장 맥을 계속 지배하게 되는데 이 경우 ‘지속성 심방세동’으로 본다.

심방세동이 천천히 발생된 경우 환자에 따라서는 증상이 없기도 하지만, 무증상이라고 해서 합병증의 위험이 낮은 것은 아니라고 의학계는 주의를 준다. 오히려 환자들이 치료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해 합병증인 중풍이나 심부전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심방세동은 심전도에 기록만 되면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찍지 않으면 검사할 때마다 정상 진단을 받게 돼 심방세동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24시간 심장 전기신호를 기록하는 홀터 모니터나 기계를 환자 스스로 갖고 다니다가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찍는 방법도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한 장치들도 개발이 돼서 이용 빈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 심방세동의 치료

심방세동 치료법은 크게 ‘합병증의 예방’과 ‘심방세동의 재발 방지’로 나뉜다.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인 뇌졸중은 항응고제를 사용해서 피를 묽게 만들어 예방할 수 있고, 심방세동의 재발은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하거나 경피적 고주파 도자 절제술 또는 흉부외과적 미로 시술(Maze procedure) 등을 통해서 방지할 수 있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심장병이 있고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게 수술을 할 경우 심장병 자체에 대한 수술을 하고 심방세동에 대해서는 미로 시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재발 방지 효과는 약물보다 훨씬 좋다고 해도 심장병이 없는 환자에게 심방세동 때문에 가슴을 열고 수술을 권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가슴을 열지 않고도 미로 시술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으니 이를 ‘경피적 고주파 도자 절제술’이라고 한다. 사타구니와 목 등의 정맥을 통해서 전극을 심장 안에 위치시키고 심장 내 심전도를 기록해 심방세동의 원인이 되는 곳을 찾아낸 후 고주파 열을 이용해 발생 부위를 태워버림으로써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방법이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한성욱 심장내과 교수는 “‘경피적 고주파 도자 절제술’은 심장내과 의사 중에서도 부정맥 전문의들이 시행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약제를 이용한 것보다 심방세동의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심방세동이 의심된다면 부정맥 전문의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여러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한성욱교수
도움말=한성욱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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