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찰진 대사·통쾌한 액션…4편 벌써 기대된다
'범죄도시3' 찰진 대사·통쾌한 액션…4편 벌써 기대된다
  • 김민주
  • 승인 2023.06.0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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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식 코미디에 웃음 절로
사운드 더해 타격감 생생하게
마석도가 수사하는 기존 구조
더블 빌런 등장시켜 변화 시도
시리즈 확장 가능성 염두한 듯
20㎏ 증량 이준혁 파격 변신
영화-범죄도시3-2
영화 ‘범죄도시 3’ 스틸컷.

길거리에서 일어난 무차별 폭행.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볼 때, 거구의 한 남자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난다. 눈 깜짝할 새 불량배들을 제압하곤 직장으로 향한 그는 상사에게 당당히 말한다. “경찰이란 게 뭐야, 민중의 몽둥이 아냐?” ‘민중의 지팡이’를 능청맞게 바꿔 말하는 그의 정체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라는 신기록과 함께 2022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범죄도시 2’의 후속작 ‘범죄도시 3’가 일 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왔다.

‘범죄도시 3’는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마석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역과 국경 제한 없이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그는 자신이 수사하는 살인 사건이 일본 조직과 연관된 신종 마약 사건과 관련돼 있음을 알고 수사를 확대한다.

이에 맞서는 베일에 싸인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이준혁)은 계속해서 판을 키우고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는 마약 유통을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온다. ‘나쁜 놈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마석도가 두 명의 빌런을 시원하게 쓸어버리며 이번에도 범죄를 소탕할 수 있을까.

‘범죄도시 3’는 전작에 이어 나쁜 놈, 즉 범죄자를 잡기 위해 괴물 형사 마석도가 나서서 주먹을 휘두른다는 구조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재미는 더했다. 상황과 대사가 주는 콩트식 코미디가 곳곳에 가득하다. 마석도가 스크린에 가득 잡히기만 해도 객석에서 키득키득 소리가 나온다. 큰 주먹을 불끈 쥐며 “너 그러다 혼난다”고 으름장을 놓고,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얼굴로 “미안한데 조금만 더 맞자”고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웃음이 절로 새나온다.

암묵적으로 통하는 재미요소도 가득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진실의 방’이 그렇다. 마석도가 CCTV를 물끄러미 올려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진다.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게 ‘범죄도시3’의 강점이다. 애드리브 같지만 찰진 대사들과 극중 캐릭터 간의 티키타카는 우리가 왜 ‘범죄도시’ 시리즈를 ‘범죄’ 영화로 생각하지 않고 통쾌한 오락영화로 느끼게 하는지 알게 해준다.

‘범죄도시’의 정체성인 마동석이 선보이는 액션은 이번에도 통쾌함 그 자체다. ‘마석도’하면 생각나는 건 핵주먹, 즉 한 방 액션이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 마동석의 주특기인 복싱을 더해 리듬감 있는 연타 액션을 선사한다.

여기에 사운드 편집을 통해 주먹 액션의 현장감과 타격감을 한층 살리며 매력적인 액션 스타일을 완성했다. 주먹으로 퍽퍽 치는 소리가 실감 나게 살자 스크린 너머로까지 그 위력이 느껴져 마동석의 맨손 타격 액션에 가진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새로운 건 빌런이다. 1편 중국 하얼빈 출신 범죄자들, 2편 베트남으로 도주한 범죄자들에 이어 3편은 한·일 합작 범죄자들이다. 한국의 지능형 범죄자와 일본 야쿠자가 더블 빌런으로 나선다.

이전까지는 마석도가 피해자들이 남긴 단서를 통해 한 명의 최종 빌런을 찾아가는 여정이 있었다면, 이번엔 빌런 구도가 다각화된 만큼 피해자들의 참혹함을 보여주기보단 빌런들끼리 맞붙으며 서로를 찾아가는 구도로 만들어졌다. 같은 틀에 사건만 바꿔 끼우는 방식으로 전편의 인기를 답습하지 않고 ‘범죄도시’ 시리즈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끈다.

마석도에게 발악하는 두 빌런은 제 역할을 확실히 한다. 본격적인 악당으로 변신한 이준혁은 전면에서 활약을 펼친다. 20kg을 증량하며 외적 변화를 꾀한 이준혁은 탄탄한 연기력 위에 그을린 피부, 날 선 눈빛과 살기 가득한 목소리 등 디테일을 쌓아 올리면서 역대급 변신을 선보인다. 리키 역을 맡은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는 일본에서 온 인물답게 화려한 장검 액션을 소화하며 일본 야쿠자들 사이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해 분위기를 압도한다.

영화 ‘범죄도시 3’는 한 손에는 팝콘, 한 손에는 콜라를 들고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고 시원시원한 액션과 특유의 코미디를 즐기기엔 무리 없는 작품이다. 마석도의 말처럼 ‘민중의 몽둥이’가 극악무도하고 파렴치한 범죄자들을 시원하게 물리치는 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즐기다 나오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 마석도의 핵펀치만큼 강력한 쿠키영상을 보고나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범죄도시 4’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김민주기자 k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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