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보수의 탈을 쓰고 좌파 앞잡이하나?
<대구논단> 보수의 탈을 쓰고 좌파 앞잡이하나?
  • 승인 2009.02.23 17: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대 열 (한국정치평론가협회장)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말이 있다. 가게 앞에는 양의 머리를 내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는 말인데 겉과 속이 다른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그럴듯하게 겉포장은 꾸미지만 내용물은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도 이 말은 쓰이지만 제대로의 뜻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앞뒤가 완전히 다른 경우를 가리킨다고 보면 될 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분명히 금덩어린데 속까지 들여다보니 도금(鍍金)이 되어 있다. 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금방주인도 속아 넘어가게 만드는 기술자들이 있기에 사기꾼들은 신이 난다. 속이야 어찌되었든 겉만 번지르르하면 되기 때문이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강호순도 겉으로는 양순한 미남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친절을 다 했다는 후일담이 나온다. 겉만 보고 평가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장관으로 내정된 사람은 국회 청문회를 통해서 그들의 도덕성이나 자격유무를 철저하게 점검한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 시작한 것인데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장관후보들을 쩔쩔 매게 만든다. 청문회를 하다보면 뜻밖에도 장관으로서 부적격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 분들에게는 매우 불쾌하고 창피한 일이다. 땅 투기를 했다는 혐의도 있고 대학교수 출신들은 논문을 이중으로 게재하였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오바마 정권에서도 장관 내정자가 중도탈락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초기 내정자들이 청문회를 통해서 여러 사람 걸러지기도 했다. 이들을 표면적으로 볼 때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그러나 깊숙이 파들어 갔을 때 앞뒤가 다른 점이 나타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두구육이었다는 얘기다.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내면의 추악상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번 중국에서 수입한 과자류에 멜라닌이 섞여있다고 해서 큰 말썽을 빚은 사건이 있었다. 화려하게 생산된 과자 속에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서 중국에서는 어린애들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터져 세계적으로 충격을 줬다. 특히 휴지로 만든 고기, 계란, 만두 속에 들어가는 소 등을 가짜로 만들어냈다는 보도는 충격이 컸다.

촛불시위가 극에 달했을 때 일부 방송과 신문들은 금방이라도 광우병이 대한민국을 덮칠 것처럼 나팔을 불었다. 상지대 총장 김성훈은 미국에 광우병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60만이 넘는다는 엉뚱한 기고를 하여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들의 행태는 모든 문제가 잠잠해진 후 모두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 철저하게 국민을 속인 셈이다.

그들의 신뢰도와 인격을 믿었던 국민들은 허탈에 빠졌다. 앞뒤가 다르고 속과 겉이 따로 노는 속성을 몰랐던 국민들만 큰 피해를 봤다. 이명박 정부는 이로 인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정권을 놓고 싸우는 정치인들의 야료에 허수아비 노릇만 한 셈이니 어처구니없는 일 아닌가. 이들이 보상받을 길은 없다.

촛불집회로 피해를 본 2000명의 시민들이 방송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음에도 1심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기각했다. 재판장이 야당 국회의원의 딸이라고 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것 아니냐’하고 흰 눈을 떠보기도 하지만 그런 걸 따질 계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표리부동이 주는 국론분열과 불신이다. 통합과 화해를 내세워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데 이처럼 갈기갈기 찢기는 것이 마음 아프다.

정치사회적으로 볼 때 우리가 지향하는 바른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서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것은 절대로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사학분쟁 해결에 앞장서야 할 사람이 오히려 그 탁류 속에 몸을 맡기는 정경을 보면서 의젓하지 못하다고 탓할 수만 없는 일이 생겼다. 상지대학교는 15년째 불법 점령군들이 차지하고 있는 좌파 전진기지다. 이들은 김문기 설립자를 내쫓고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

김문기는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설립자의 자격과 이해 당사자로서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확정 받았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불법이사를 파견하다가 물러났다. 그런데 상지대 탈취세력은 이번에 또다시 유재천 KBS이사장을 총장으로 내정했다. 유재천은 2003년도에 상지대 임시이사로 있으면서 교육부장관이었던 윤덕홍 퇴임과 동시에 불법적인 정이사 선출을 강행했던 장본인이다.

그가 마치 보수 우익인양 행세하고 있지만 좌파의 앞잡이로 활약했던 뚜렷한 증거다. 그가 정이사로 선출한 행위는 이미 서울고법과 대법원에서 불법으로 판결났다. 불법을 저지른 장본인을 상지대 총장으로 선임한다면 보수의 탈을 쓰고 좌파의 앞잡이를 하라는 명령과 같다. 이를 교육부에서 승인하는 것은 이 정부가 좌파로 변신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하는 행위다. 4천만 국민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