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불 난 건물 뛰어든 20대 경찰, 200명 구했다

대구경찰청 기동대 하승우 순경
대전서 상가 화재 목격 진화 시도
불길 거세지자 시민 대피 도와
2도 화상 불구 “당연한 일 했을 뿐”

부상 위험에도 휴가 중 진화에 나서 대형 사고를 막은 20대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3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7시 10분께 휴가 중이던 하승우(사진·28) 제5기동대 순경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의 한 상가 건물을 이용하던 중 1층 화장실 환풍기에서 불이 붙은 것을 우연히 목격했다.

불길을 보고 심상치 않다고 느낀 하 순경은 곧바로 복도에 있던 소화기를 찾아 진화에 뛰어들었다. 불이 난 상황을 감지한 일부 상인들이 119에 신고를 한 상태였으며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은 점점 번졌고 급기야 불꽃이 튀면서 하 순경은 이마와 볼, 오른쪽 팔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부상을 당했음에도 시민 대피가 우선이라는 판단에 하 순경은 연기가 자욱한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화재 상황을 알렸다. 덕분에 상가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신속히 대피했고 하 순경 포함 2명이 경상을 입은 채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당시 200여 명이 상가를 이용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건물 관리협회 등은 신속한 화재 진압과 시민 대피에 적극 나선 하 순경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승우 순경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 뭔가 특별한 것을 해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건물 안 연기로 앞이 잘 안 보였던 상황이었지만 대피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면서 “당시 불길이 거세 도저히 진화할 수 없어 아쉬움이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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