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편화가 가져온 변화] 작곡하고 글 쓰고… 창조의 영역까지 뻗친 AI, 인간 생활 모든 분야서 비약적 발전 앞당긴다
[AI 보편화가 가져온 변화] 작곡하고 글 쓰고… 창조의 영역까지 뻗친 AI, 인간 생활 모든 분야서 비약적 발전 앞당긴다
  • 김수정
  • 승인 2023.09.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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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인공지능’ 용어 첫 등장
2016년 알파고 계기로 큰 주목
2022년 오픈AI ‘챗 GPT’ 공개
인류 ‘뉴노멀 시대’ 진입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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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인류(창조자)들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화 ‘나의 마더’에서 인공지능 로봇 ‘마더’는 자신이 기른 인류 ‘도터(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더 영리하고 더 윤리적인 인간을 위해, 한 종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인공지능 기술이 직면한 다수를 구하기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공리주의’에 입각한 윤리적 딜레마는 각 분야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더 나은’ 인류를 위해 또 다른 인류의 희생이 따라서는 안된다는 점에 주시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한 AI연구자 요슈아 벤지오는 인공지능에 ‘인간 중심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다루면서 인간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줄지 고려하면서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지만 역설적으로 ‘인류가 인공지능 위험성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해 사회적 화두를 던졌다.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 기계 ‘인공지능’은 1956년 미국의 한 대학 학술회의에서 용어로 처음 등장했다. 이 ‘인공지능’은 1997년 IBM에서 개발한 딥 블루가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겼고 2016년 알파고와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을 계기로 대중에게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사람의 뉴런과 신경망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딥러닝으로 무한한 성능 발현이 가능해졌고 이는 곧 자율 주행 자동차가 장애물을 인식해 스스로 피하고 실시간 음성 통역 AI 개발로 이어졌다. 새로운 행성 발견 등 천문학은 물론 시각 장애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상 의학분야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인지능력 기한(?)까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확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적인 도구에서 더 나아가 2022년 12월 공개된 오픈AI ‘챗 GPT’로 작곡이나 작문 등 인간의 창조적인 영역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이 생성형 AI는 금융·보험업부터 과학기술서비스, 헬스케어 및 사회복지산업 등 대량 데이터를 다루거나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산업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바드’, 네이버는 한국 정서까지 담긴 대화형 AI서비스 ‘클로바X’를 선보이며 생성형 AI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앞당겼다.

전 세계 유일하게 자국 검색 시장을 지켜온 네이버가 한국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가적 인공지능 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 개인 사용자들의 관심을 넘어 기업들의 적극적인 AI 도입으로 각종 서비스 변화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하자면,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가 접목되는 단계가 도래한 것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2029년 인공지능이 인간과 똑같은 지능 수준을 가질 정도로 발전하고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인류는 인공지능과 신체적으로 결합하는 길을 선택해 새로운 인류인 ‘포스트 휴먼’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 인류는 ‘포스트 휴먼’인 AI와의 공존, 이제껏 보지 못한 뉴노멀 시대에 진입해 있다. 비약적인 기술이 선보일 새로운 ‘유니버스(universe)’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I로 프로필 사진 만들고
미래 자녀 모습까지 예측
인기가수 목소리 학습 후
직접 부른 것처럼 노래도

◇나를 대신하는 생성형 AI…문화·놀이도 가상으로 즐긴다

AI 기술 발전은 2030세대의 놀이 문화와 생활 양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인물 합성 서비스가 온라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AI 프로필은 모바일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에 10~20장가량의 사진을 올리면 AI가 자동으로 가상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사진관을 방문해 직접 촬영한 듯한 콘셉트와 화장이나 헤어스타일, 의상까지 정리되는 결과물로 특히 청년층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AI 프로필의 이용 건수는 지난 5월 서비스가 출시된 지 한 달여 만에 150만 건을 넘어섰다.

AI 프로필을 SNS 대표 사진으로 설정했다는 직장인 이모(여·28·대구 남구)씨는 “사진 몇 장만 넣으면 그럴싸한 사진이 나온다. 제일 비슷한 AI 사진을 골라 (SNS) 프로필로 올려놨다”며 “사진 분위기는 예쁜데, (본인) 모습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진 몇 장은 심지어 어깨가 없는 사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나 미래 자녀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AI 베이비 서비스와 다이어트 없이 몸짱으로 만들어주는 AI 바디프로필 서비스도 인기다. 본인 사진을 넣어 어린 시절의 모습을 고화질로 만들어 주는 AI 베이비 서비스는 연인들에게도 유행이다. AI 바디프로필 서비스는 간단한 조작으로 의상과 포즈 등도 선택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활용한 영상이나 숏폼도 유행의 중심에 있다. 한 영상 플랫폼에서는 멈춘 사진을 AI에 대입해 결과물을 확인하는 AI 숏폼이 유행하기도 했다. AI가 사진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생물체나 사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지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됐다.

AI를 통한 버츄얼 휴먼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AI와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이모지 서비스가 등장하며 AI 아바타의 시대가 열렸다. 올해 1월에는 한 버츄얼 휴먼 아이돌이 데뷔해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인기 가수의 목소리를 AI 프로그램에 학습시켜 만든 AI 음악 커버 영상도 SNS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유명 가수가 직접 부르지 않은 인기곡들을 마치 가수가 직접 부른 것처럼 작업해 만든 영상들이다. 다만 AI 음악 커버 영상들의 저작권과 수입 등 문제로, 유통이나 소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교통ㆍ복지분야서도 활용 활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운영

IoT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사업

로봇ㆍ기기가 어르신 말벗으로

◇나는 차, 기사 없는 택시…상상이 머지않은 현실로

삶과 가장 밀접한 분야 중 하나인 교통에서도 AI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AI는 교통수단과 접목했을 때 운전자이자 내비게이터가 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통수단의 종류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차, 자율주행 버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이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 없이도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도로의 상황과 차간 거리 등을 인식해 최적의 경로로 목적지까지 운행한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충북, 세종, 광주, 대구, 제주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알파시티 내 약 2.2㎢ 구간과 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단 약 19.7㎢ 범위, 산단연결도로 약 7.8㎞ 구간이 지정됐다. 이 구간에서는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대구미술관을 오가는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테크노폴리스, 국가 산단 일원 수요응답형 택시 서비스인 ‘달구벌자율차’가 운행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도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경기도 판교에서는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실제 도로를 달리는 자율협력주행버스 ‘판타G버스’를 도입해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총 2대의 전기버스가 하루 24회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달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는 지난 8월부터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무인 택시 300여 대가 유료 운영을 시작했다.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의 자율 주행 기술 개발도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관제 시스템 없이 열차 스스로 열차 간 통신으로 간격 등을 조정해 지상의 제어 설비들이 필요 없게 된다. 자율주행 열차가 상용화되면 수송력을 30% 높일 수 있으며, 오류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해 SK텔레콤과 5G 기반의 열차 자율주행 통신 테스트에 성공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과부하 상태인 육지 도로가 아닌 하늘길에서 사람이나 물건을 이동할 수 있다.

국토부는 2025년 UAM 상용화를 시작하고 2030년에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K-UAM ‘그랜드챌린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실증사업 1단계에 착수해 버티포트 운영과 기술 점검 등을 했다. 2030년 개항 예정인 TK신공항은 세계 최초의 UAM 연계 국제공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드론, 자율주행차, 국제여객기 등이 설계 때부터 연계될 예정이며, 대구시는 도심~공항을 20분 내로 연결하는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전자학회(IEEE)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2040년에는 전 세계 차량의 약 75%가 자율주행 차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급되고 있는 만큼 AI가 이끌 미래 교통 시스템의 혁신에 기대가 모인다.

◇AI 로봇이 말벗이 되고…질환 검출 능력도↑

AI는 복지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된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AI가 기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어르신 건강관리사업이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돌봄로봇이나 스피커 등 기기가 어르신의 말벗이 된다는 발상이다. 돌봄인형은 어르신과 대화하며 모은 정보를 기반으로 상대의 고독사, 우울증, 치매 우려를 포착할 수 있다. 위급 상황에서 응급 출동을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어르신들 역시 AI로봇과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덜고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는 게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복지계에서 AI돌봄에 관심을 기울이자 국내 IT 기업들도 다양한 AI 돌봄 기기를 내놓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을 맞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상담가이드 추천봇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민원인과 상담사 간 대화를 AI가 파악하고 적합한 답변을 찾아 상담사에게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간 상담 범위가 광범위할뿐 아니라 복지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탓에 상담인력들은 많은 고충을 겪어왔다. 1인당 처리 건수가 많았던 점도 우려를 낳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AI 기술로 완화할 수 있다고 복지부는 기대했다.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AI가 찾아주는 서비스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초거대 공공AI TF’ 1차 회의에서 이같은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용자가 자신의 상황과 필요한 복지서비스 조건을 입력하면 적절한 서비스를 AI가 찾아 신청하도록 유도하는 ‘인공지능 복지도우미’ 서비스다.

의료 분야에서의 AI 접목은 의료 영상 분석, 질병 발생 가능성 예측 및 진단, 수술 및 치료 등에서 정확도 향상 등의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계도 AI 의료체계 개발 및 연구에 힘쓰고 있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카카오브레인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해 의사들의 판독 업무 효율성 향상을 돕기 위해 의료 영상 초안 판독문을 만드는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또한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와 협업해 최근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과 골연령 판독 솔루션을 도입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과 서울대학교병원은 올 7월 정확도가 높은 AI 모델을 사용한 경우에만 폐암 검출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은 2015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한 환자 중 120명을 선별해 연구를 진행했다. 1차는 AI의 도움을 받지 않고 폐암이 검출된 흉부 엑스레이 영상 60장과 정상 소견 영상 60장 등 총 120장의 영상을 각자 판독했다. 2차는 전문의를 두 그룹으로 나눠 A그룹은 고성능 AI를, B그룹은 저성능 AI를 각각 활용해 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단독 폐암 검출 능력을 대변하는 AUROC 수치는 A그룹은 1차 0.77에서 2차 0.82로 오른 반면, B그룹은 1·2차 모두 0.75로 변화가 없었다고 루닛은 밝혔다.

하지만 각종 부작용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달 보건의료 분야 연구자를 위한 ‘보건의료 분야 인공지능 연구윤리 지침’을 발간했다.

보건 당국은 지침을 통해 챗GPT, 바드 등 초거대 언어 모형에 기반을 둔 챗봇이 가져올 수 있는 ‘환각 효과’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환각 효과는 잘못된 의료 정보를 제공해 사람이 속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챗봇의 보건의료 영역 활용을 위해선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초거대 언어모형 기반 둔 챗봇

잘못된 정보 '환각효과' 우려

AI 음악 커버 영상 확산 논란

저작권 문제로 소비에 신중해야

◇생활가전까지 생성형AI 접목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접목해 음성 제어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이달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AI 가전은 긴밀하게 연결된 가전들이 스스로 상황을 감지하고 패턴을 학습해 소비자들에게 맞춤 옵션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최적화 과정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빅스비가 사용자 음성을 통해 내려진 한 가지 명령만 수행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두 가지 이상의 명령을 한 문장 속에 섞어서 말해도 자연스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빅스비가 전날 냉장고에 사과를 몇 개 넣었는지 등을 기억하고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소통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모든 제품에 가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다. NPU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계산하는 일종의 AI 전용 반도체다. 냉장고 내부 온도, 세탁기 모터 속도 등 가전제품이 발생시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연산하는 데 특화된 AI 칩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부터 엔트리 라인업까지 모두 AI 기능을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연·박용규·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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