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실망·걱정 드려 송구
친박 없다고 여러 번 얘기 했다
정치 떠났지만 나라 도움 되고파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 아냐
특수활동비 법적 검토 않아 후회
롯데·SK가 청탁한 적은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사저에서 진행된 것으로 2021년 말 특별사면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사익편취 및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친박계 인사들을 향해선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면서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고 정치적인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다만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국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진영 대선후보로 정권교체를 한 데 대해 그는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것과 관련해선 “마음이 참 착잡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핵 대응 방식이라든가, 동맹국들과의 불협화음 소식을 들으면서 나라 안보를 비롯해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박근혜 정부 평가를 묻는 말엔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죄를 받은 일부 사안의 경우 억울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된 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또,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임 시 국정원장들에게 특수활동비 36억5천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그는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을 해 왔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며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김홍철기자 khc@idaegu.co.kr